해돋이

"엄마, 사는 게 뭔지 알겠어."

"응? 그게 뭔데?"

"이런 거 보는 거."

-진현정(1972~ )

어린이가 바라보는 인생이 여기 있다. 하하, 사는 게 별것 아니네. 해돋이를 바라보는 게 삶이란다. 참으로 단순하다. 인생을 책으로 쓴다면 몇 권이 될 것이다. 많은 인생론이 나왔지만 삶이 이거다 하고 콕 집어 말하진 못했다. 정의하기엔 너무 넓고 깊으니까. 어린이는 쉽게 말했다. ‘해돋이 보는 거’라고. 아주 구체적으로, 명쾌하게. 단 석 줄의 어린이 인생론이다. 머리가 끄덕끄덕. 어렵게 살지 말고, 소박하게 사는 문제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어른들은 복잡해. 좀 순수하게 살면 어때. 어렵다고? 창문에는 날마다 지는 일몰과 흘러가는 구름의 유유한 몸짓, 별 총총 박힌 하늘, 잎, 꽃 돋는 풍경이 뜬다. 주변의 일상도 새겨서 보면 아름다운 삶이 찾아오고, 가슴 밝히는 해돋이도 볼 것이다. 띄어진 시 행간은 삶의 문제를 곰곰이 생각해 보라는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