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의 투자 철회로 ‘생사 기로’에 놓인 쌍용자동차의 자금난이 본격화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이달 임직원의 급여 지불이 일부 유보될 수도 있다. 예병태 쌍용차 사장은 8일 오후 쌍용차 노조 대의원과의 간담회에서 “코로나 확산으로 경기가 급격하게 침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악의 시나리오에선 4월 급여 일부가 유보될 가능성도 염두해달라”고 밝혔다. 예 사장은 “실제로 유보될 가능성은 높지 않으며,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예병태 쌍용차 사장

경영난에 시달리던 쌍용차의 유동성 위기가 예상보다 빨리 현실화하는 형국이다. 쌍용차의 최대 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은 지난 3일 쌍용차에 약속했던 23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 계획을 철회했다. 코로나 확산으로 인도 내 사업 환경이 악화하면서 여유 자금이 바닥났기 때문이다.

올해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쌍용차의 단기차입금 규모는 2540억원이다. 마힌드라그룹이 투자 철회 대신 향후 석달 간 긴급 운영자금 명목으로 400억원 지급을 약속했지만, 추가 자금을 마련하지 않으면 도산 위기에 처한다. 예 사장은 이날 “금융권 지원이 없으면 살 수 있는 기업이 없다”면서 “정부와 산업은행의 지원을 요청하겠다”고도 말했다. 이에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6일 “쌍용차가 정상화 노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채권단도 자금 사정 등 제반여건을 감안해 경영정상화를 뒷받침할 부분이 있는지 협의해 나갈 것”이라며 지원 가능성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