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명문 대학병원 의료진들이 병원 지침을 무시한 채 단체 회식·여행 등에 나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거나 자가격리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병원 측은 “의료인으로서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교토대 의학부 부속병원.

8일 일본 방송 NHK에 따르면 교토대 의학부 부속병원은 지난 2월 코로나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단체 모임 자제를 요청했으나, 이 병원에서 올해부터 근무를 시작한 의사 28명과 인턴의 57명, 사무직원 10여명 등 총 95명이 회식을 하거나 국내 여행을 다닌 것으로 밝혀졌다. 병원 측은 이들 전원에게 회식을 한 다음날부터 2주간 자택 대기를 하도록 지시했다.

교토대 병원은 이들의 자택 대기가 환자 진료에 미치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병원 측은 “다른 대학의 상황을 감안해 신규 채용된 직원에 대해서도 엄격하게 대응했다”며 “진료 체제를 유지하고 환자들이 안전하게 의료 서비스를 받도록 필요한 조치라고 믿는다”고 했다.

앞서 도쿄 신주쿠에 있는 게이오 대학병원에선 레지던트 18명이 코로나에 집단 감염됐다. 병원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연수를 마친 이 병원 레지던트 1명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해당 확진자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는 다른 레지던트 99명을 자가 격리 조치하고 코로나 진단 검사를 한 결과 6일까지 1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병원은 이미 모든 교직원에게 회식 금지를 당부했으나 최근 레지던트 40여 명이 연수 중 회식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 측은 “이들의 행동은 환자를 지켜야 할 의료인으로서 용납할 수 없는 행위로 의사로서 자각이 부족했다”며 “깊이 사과드리며 재발 방지에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