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시즌 개막이 뒤로 밀리며 프로야구 사령탑들의 머릿속도 복잡해졌다. 이강철 KT 감독은 개막이 연기된 김에 수비 포지션 변경을 꾀한다. 국가대표 외야수 강백호(21)에게 1루를 맡긴다는 계획이다.
이강철 감독은 "원래대로 개막을 했더라면 강백호가 주전 우익수였지만 여유가 생기면서 수비 포지션 이동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KT는 오태곤과 박승욱, 문상철이 돌아가며 1루를 맡았지만, 그 누구도 확실한 믿음은 주지 못했다. 팀에서 가장 공격력이 뛰어난 강백호가 1루로 가면 '거포 1루수'를 확보하는 동시에 수비가 좋은 배정대를 중견수로 기용, 외야 수비의 깊이도 더할 수 있다는 것이 이 감독의 생각이다.
청백전을 치르면서 강백호의 1루 수비가 안정을 찾는 분위기다. 루키 시즌이었던 2018년 좌익수로 뛰었던 그는 작년엔 주로 우익수로 나섰다. 강백호는 1루수 변신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낮은 연차 때 많은 포지션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화의 2년 차 신예 노시환(20)은 작년 프로 1군 무대에서 3루수로 주로 나섰다. 하지만 올해는 하주석의 백업 유격수로 뛴다. 3루엔 송광민·오선진 등이 있는 점을 감안, 한용덕 감독이 상대적으로 선수층이 얇은 유격수를 권유했다. 노시환은 작년보다 체중을 8㎏가량 줄여 몸놀림이 경쾌해지면서 수비 범위가 넓은 유격수 수비가 가능해졌다. 노시환은 "스프링캠프 당시 룸메이트였던 이용규 선배가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극을 받아 살을 뺐다"며 "몸이 가벼워진 만큼 수비도 편해졌고, 타격할 때 임팩트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노시환은 지난해 0.186의 저조한 타율로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하지만 최근 청백전에서 홈런 두 개를 때려내는 등 장종훈·이범호를 잇는 한화의 우타 거포 내야수 계보를 이을 것으로 기대받는다.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와 재계약한 전준우(34)는 기존 포지션인 좌익수 대신 1루수로 시즌에 돌입할 전망이다. 전준우는 "경찰 야구단에서 1루를 본 적이 있는데 그때 2루수 안치홍(올해 KIA에서 롯데로 이적)의 공을 자주 받았다"고 말했다.
3루수를 주로 봤던 삼성 이원석(34)도 이번 시즌엔 주로 1루 미트를 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