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에서는 전체 유권자의 47%가량이 50대 이상이다. 4년 전 20대 총선(43.3%)에 비해 4%포인트 정도 늘었다. 이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에 따라 전체 승부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여권은 "더불어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이었던 '386'이 이제 '586'이 된 만큼 과거처럼 장·노년층 유권자 증가가 불리하지 않다"고 하고 있다. 반면 야권은 "50대 이상 유권자 중에서도 보수 성향이 강한 60대 이상이 더 많이 늘었기 때문에 우리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이번 총선의 전체 유권자는 4396만명이다. 이번에 새로 투표권을 갖게 된 18세를 포함해 19세까지가 115만명(2.6%), 20대는 680만명(15.5%), 30대 699만명(15.9%), 40대 836만명(19.0%)이었다. 4년 전 총선에 비해 20대 유권자 비율은 0.5%포인트, 30대는 2.2%포인트, 40대는 2%포인트가 줄었다. 반면 이번 총선에서 50대 이상 유권자는 총 2066만명(47%)으로 4년 전 1821만명(43.3%)보다 크게 늘었다. 50대 865만명, 60대 644만명, 70대 이상 557만명이다.

특히 50대는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많은 유권자가 몰려 있다. 50대 유권자는 1960년대에 태어나 1980년대에 대학을 다닌 이른바 '86' 세대가 주축이다.

지난 2012년 대선까지만 해도 50대 유권자 중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가 많았지만 지난 대선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가 만만치 않았다. 86 세대가 나이가 들면서 유권자 지형도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도 50대 표심이 변수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50대 후반의 경우 급격하게 보수화되는 경향이 있지만, 그 아래 계층은 이른바 우리가 386이라 부르는 진보적인 계층이 두꺼운 것이 사실"이라며 "표심의 향방을 섣불리 단정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도 "50대는 표가 어느 쪽으로 쏠릴지를 알기가 어렵다"며 "386들이 50대가 많기 때문에 진보화됐다고 보기도 하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보수화되는 '동년배 효과' 등도 강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6일 수도권에서 만난 유권자들도 반응이 갈렸다. 경기도에 사는 주부 강숙희(52)씨는 "어처구니없는 말만 하는 황교안 대표와 미래통합당보다는 어려운 시기 힘을 모으자는 이낙연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이 더 믿음직스럽다"고 했다. 반면 최은심(52)씨는 "조국, 유재수 이런 사람들 뉴스 보면서 뭐가 이전 정부보다 깨끗하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여당은 편만 가르고 잘하는 일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야권은 50대보다 60대 유권자 증가에 주목하고 있다. 60대 이상 유권자는 4년 전 983만명(23.4%)에서 이번에는 1201만명(27.3%)으로 늘었다. 이들은 투표율도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은 편이다. 중앙선관위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달 23~24일 실시한 투표 의향 여론조사에 따르면 적극 투표 참여 의향 비율은 60대에서 83.8%로 가장 높았고 이어 70세 이상이 82.5%였다. 50대는 73.8%였다. 지지 정당도 50대와 60대 이상은 확연하게 갈렸다. 한국갤럽의 4월 첫째 주 정기지표 조사를 보면 50대의 경우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사람이 42%, 미래통합당 지지는 27%였지만 60대 이상에서는 이 비율이 32% 대 38%로 역전됐다.

60대 유권자의 비율은 그동안 선거의 당락을 좌우해왔던 30~40대보다 꾸준히 높아졌다. 이번 총선에서 30~40대 유권자는 1535만명으로 전체의 34.9%다. 그러나 이 숫자는 20대 총선 당시 1645만명보다 110만명가량 줄었다. 그사이 60대 이상 유권자는 983만명에서 1201만명으로 220만명가량 늘었다.

변수는 투표율이다. 총 유권자 수는 여전히 30~40대가 많지만, 투표율은 60대 이상이 높기 때문에 실제 투표수는 역전 현상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30~40대 유권자의 경우 20대 총선 투표율(약 50%)이 이번에도 그대로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실투표수는 800만표가량이 된다. 반면 60대 이상 유권자(투표율 약 70%)의 투표수는 840여만표가 될 것으로 여야는 추산하고 있다. 이전까지 선거에서는 선거율을 감안하더라도 30~40대의 실제 투표수가 많았지만, 21대 총선부터는 60대 이상의 투표수가 50만표 안팎가량 더 많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여야는 그러나 '코로나 사태'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 감염을 우려한 노년층이 투표장에 나오는 것을 꺼릴 수 있다는 것이다.

최창렬 교수는 "코로나 국면에서 정부·여당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60대를 포함한 그 이상 계층에선 원래부터 여론이 안 좋았다. 이들이 얼마나 투표장에 나오느냐에 따라 총선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