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특활비 사건으로 수감 중인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자신이 바이오 기업 신라젠에 65억을 투자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MBC 보도에 대해 “정말 황당하다. (신라젠 대주주였던) 이철이라는 사람조차 모르는데 어떻게 이런 보도가 나올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억울해 한 것으로 4일 전해졌다.

작년 4월 최 전 부총리가 서울고등법원 공판에 출석한 뒤 법정에서 나와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최 전 부총리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혜명의 김병철 변호사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최 전 부총리가 뭔가 MBC 보도를 강하게 부인하려고 해도 신라젠 사건에 대해 좀 알아야 할 말도 있을 텐데, 이철씨도 그렇고 전혀 아는 게 없다 보니 더 할 말도 없다고 한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지난 3일 안양 교도소에서 최 전 부총리를 접견하고 왔다.

앞서 MBC는 지난 1일 최 전 부총리 측이 바이오 기업 신라젠에 2014년 65억을 차명 등으로 투자했다는 취지의 의혹을 보도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만든 국민참여당 지역위원장 출신으로 노사모 활동을 했던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 대표가 2014년까지 대주주였던 신라젠은 한때 시가총액이 10조에 달하며 코스닥 2위 규모로 몸집을 불렸지만 지난해 항암제 연구가 실패하며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그 과정에서 임원진이 수백억대 미공개 주식 정보를 이용해 차익을 거둔 혐의로 현재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 전 대표 역시 7000억대 사기 혐의 등으로 현재 수감 중이다. 이 전 대표의 비서로 유 이사장의 국민참여당에서 함께 활동했던 임모씨는 지난 2월까지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에서 근무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최 전 부총리는 "이철이라는 사람을 개인적으로도 모르고 말이 안된다"며 "내가 감옥에 있는 바람에 사실 관계를 제대로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점을 악용해 MBC가 나를 매도하는 것 아니냐"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최 전 부총리는 "신라젠 사건에 대해 뭘 더 알아야 부연도 할텐데 정말 아는 게 없어서 더 할 말도 없다"고 했다고 한다.

최 전 부총리는 3일 김 변호사를 통해 '가짜 MBC 뉴스에 법적 조치'를 한다는 입장문을 내고 MBC 보도본부 관련자들을 서울남부지검에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형사 고소한 상태다. MBC는 2일 첫 보도 이후 아직까지 최 전 부총리의 65억 투자 의혹에 대한 후속 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