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전국 각지를 누비며 하루 10여개 일정을 소화해내고 있는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의 체력이 주목 받고 있다.

김 위원장은 1940년생으로 올해 나이 80세. 하지만 낮밤을 가리지 않고 통합당 후보 지원 유세와 방문을 이어가며 젊은 정치인들을 능가하는 활동력을 보여주면서 당 안팎에서 "노익장 체력", "김 위원장의 활동상 자체가 연구대상"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은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2일 자정 서울 동대문 시장을 돌며 상인들과 만나 통합당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서 김 위원장은 집에 들러 잠깐 눈을 붙인 뒤, 다시 오전 11시부터 경기 권역 선대위 회의를 갖고 저녁 늦게까지 오산, 용인, 광주, 남양주 등을 돌며 통합당 후보 지원 유세를 이어갔다.

다음 날인 3일에는 인천에서 전희경, 정유섭, 유정복, 정승연, 이중재, 민경욱, 이학재 등 7명 후보의 선거사무소를 방문하고 지원 유세를 했다. 4일에는 부산과 경남 김해에서 10개 가까운 일정을 갖는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오른쪽 두번째)이 3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신기시장에서 인천 미추홀구갑에 출마한 전희경 후보(왼쪽 두번째)와 함께 물건을 사고 있다.


김 위원장 주변 인사들은 "워낙 타고난 체력도 있지만 지금 상황은 김 위원장의 정신력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한다. "본인이 문재인 정권 탄생에 상당한 기여를 했는데 나라가 걷잡을 수 없는 위기에 빠져들고 있는 상황이라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선거전에 임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2016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맡아 총선 승리를 이끌었고, 문재인 대통령의 집권 기반은 이 시점부터 비롯됐다는 분석이 상당하다.

김 위원장과 가까운 최명길 전 의원은 "김 위원장이 미래통합당에 참여하기로 한 것은 현 정권의 폭주를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는 절박감 때문이었다"며 "주변에서도 2016년 민주당 총선 승리의 주역이었던 김 위원장에게 그런 우려를 많이 표명했기 때문에 쪽잠을 자면서 선거 유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3일 인천 남동구 정각로 인천시당에서 열린 인천 현장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총선승리를 위한 발언을 하고 있다.


김 위원장도 이런 생각을 수차례 내비치고 있다. 지난 3일 인천 연수갑 정승연 후보 선거사무실을 방문해선 "머지 않아 세상을 등 지고 갈 나이에 선거판에 뛰어든 이유는 나라를 구출하자는 일념 때문"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 나라 돌아가는 꼴을 보면 도저히 양심이 허락하지 않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국가에 봉사하자는 심정으로 미래통합당에 왔다"며 "솔직히 말해서 미래통합당이 마음에 흡족하게 드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으로선 선택지가 없고, 최선이 없으면 차선, 차선이 없으면 삼선을 택해야 하니까 이 당에서 선거에 임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 정부가 잘했으면 선거판에 끼어들지 않았겠지만 지난 3년간 이 정부가 나라를 나락으로 끌어내리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번에도 역전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 확신한다"고도 했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경기 오산 최윤희 후보자가 2일 경기 오산시 선거사무소 인근 유세차량에서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지난 1일 정강·정책 연설에서는 "현 정권 하는 짓을 보면 내가 괜한 일을 했다는 마음에 국민께 늘 미안했고, 이번 선거에 앞장 서 달라는 미래통합당 요청도 거절할 수 없었다"며 "송구한 마음 때문에 제 인생의 마지막 노력으로 나라가 가는 방향을 반드시 되돌려 놓아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의 부인인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김미경 명예교수의 내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김 명예교수는 김 위원장이 출근할 때마다 건강에 도움이 되는 간식을 보온병에 싸준다고 한다. 김 교수는 지방을 걷어낸 쇠고기, 비타민, 봄나물 등을 중심으로 김 위원장의 건강 식단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과 가까운 한 인사는 "김 위원장은 집안 대대로 건강한 신체를 이어받은데다가 늘 긍정적인 사고를 하기 때문에 나이를 믿을 수 없는 체력을 보여준다"며 "게다가 금슬이 좋기로 유명한 부인 김 명예교수의 내조가 결정적인 순간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