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공식 선거운동 이틀째인 3일 더불어민주당은 비례당인 더불어시민당과 한 몸처럼 움직였다. 선거법상 모(母)정당과 비례당은 엄연히 '다른 정당'이라 공동 선거운동을 해선 안 된다. 하지만 두 정당은 '공동 회의' '유사 로고' 등 각종 꼼수를 동원해 '원팀(one team)'을 강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나친 꼼수에 제동을 걸자 이들은 오히려 선관위를 나무랐다.
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은 이날 제주도에서 열린 시민당과의 합동 선거대책회의에서 "선관위가 선거운동을 하는 정당과 후보자들의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시민당은 전날 정당명만 다르고 문구와 서체, 색상이 완전히 똑같은 '쌍둥이 버스'를 선보였다. 특히 숫자 '1'과 '5'를 크게 강조했다. '1'은 민주당의 지역구 투표 기호고 '5'는 시민당의 정당 투표 기호다. 선관위가 이를 "정당 버스에 기호를 표시하면 안 된다는 선거법 규정 위반인 데다가, '1'과 '5'를 떼어 두 개의 기호처럼 보이게 한 것은 더더욱 문제"라고 하자 반발한 것이다.
선관위가 "두 숫자를 활용한 버스 외관을 즉시 교체하라"고 통보하자 양당은 '공동 논평'으로 응수했다. 민주당 강훈식·시민당 제윤경 수석대변인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선관위의 유권해석에 국민들의 혼란만 커지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선관위에 대해 "누구나 아는 같은 뿌리의 위성 정당을 탄생시켜 질서를 혼탁하게 만들었다"고도 했다.
애초에 미래통합당이 미래한국당을 만들도록 허용해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야당은 "그런 선거법을 만든 게 누구인데 이제 와서 '적반하장' '내로남불' 하느냐"고 했다. 민주당은 작년 말 범여 군소 정당들과 함께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을 밀어붙였다. 민주당 내에선 선거법이 통과되기 전부터 '비례용 위성 정당이 출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미래통합당이 실제로 미래한국당을 만들자 한 달 뒤 민주당도 위성 정당을 창당했다. 당명 앞에 '더불어'가 똑같이 붙었다.
선거운동이 본격화하면서 선관위가 '공동 선거대책위 구성은 불법'이라고 유권해석을 내리자, 민주당과 시민당은 각자 선대위를 구성한 뒤 '공동 회의'를 여는 방법으로 피해 나갔다. '공동 홍보물을 만들 수 없다'는 규정은 동일한 버스 디자인에 당명만 바꾸는 방식으로 해결했다.
야당도 다르지 않다. 통합당과 한국당 역시 1일 '공동 선언식'을 열고 노골적으로 공동 선거운동을 했다. 한국당 원유철 대표는 양당이 "형제당"이라고 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비례당이라는 게 처음 등장했기 때문에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며 "현장에서 발생한 개별 사례, 각 정당의 유권해석 요청을 중심으로 판단을 내리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