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어제 시작됐지만 세계를 뒤덮은 코로나 사태로 선거 이슈가 제대로 부각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권이 선거운동 시작과 함께 검찰과 윤석열 검찰총장을 일제히 공격하고 나섰다. 기자와 윤 총장 측근 검사장이 함께 친문 인사의 비리를 파헤치려 했다는 한 방송 보도가 시작이었다. 즉시 추미애 법무장관은 "감찰 등 여러 가지 방식으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검사장과 기자 모두 부인하는데도 장관은 서둘러 해당 검사장 감찰부터 거론한 것이다. 조국 전 법무장관 아들 입시 비리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되고도 여권 비례정당 후보가 된 전직 청와대 비서관은 "빨대는 누군지 다 아는 그놈"이라고 했다. 역시 여권 비례정당 후보가 된 전직 법무부 간부는 "검찰총장이 대답해야 한다"고 했다. 여권 인사들은 작년 인사청문회 때 자신들이 '문제없다'고 했던 검찰총장 장모의 예금 잔액 증명서 문제를 다시 끄집어내 문제 삼고 있다. 전 청와대 비서관은 "공수처의 1호 수사 대상은 검찰총장"이라고 했다. 선거전이 시작되면서 작전이라도 세운 듯 한꺼번에 윤 검찰총장을 공격하고 있는 것이다.

윤석열 검찰이 공격 대상이 된 것은 조국 전 장관 가족 비리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공작을 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여당 시장과 전직 청와대 수석비서관 등이 기소됐지만 핵심 의혹인 문재인 대통령 개입 여부에 대한 규명은 아직 시작조차 못 했다. 총선 이후 본격적으로 수사가 이뤄지게 돼 있다. 지금 여권의 윤석열 공격 기세를 보면 이들이 선거에서 승리하면 정권의 불법 전체를 덮어버리려 할 것이다.

이미 민주당은 울산시장 선거 공작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들을 이번 총선 후보로 내세웠다. 야당 시장 후보에 대한 표적 수사를 지휘하거나 경쟁 후보 매수를 시도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들이다. 선거법 위반 피고인들을 여당이 선거에 내세운 것은 전례 없는 일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그런데도 이런 무리수를 둔 것은 선거 결과가 여당 우세로 나오면 묻어버리겠다는 의도가 아닌가.

조국 사태 당시 소신발언을 했던 민주당 의원은 '조국 수호'를 주장해온 정치 신인에게 경선에서 패했다. 조국 수호 집회를 주도한 인사들은 민주당 공천을 받았다. 조국 수호 집회를 주도한 '개싸움국민운동본부' 세력이 주체가 돼 민주당의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만들어졌고 제2의 비례정당이라는 열린민주당은 공공연히 조국 수호를 표방한다. 이 당의 비례 후보는 "조국은 조광조"라고 했다. 만약 여당이 총선서 승리하면 시중에서 나도는 말대로 "조국 대통령" 주장이 나올지도 모를 지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