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기지에서 날아오르는 F-4E의 모습

수원의 공군 비행단에서 근무하는 F-4E와 F-5 전투기 조종사 16명이 비상 대기실에서 술을 마신 사실이 2일 드러났다. 하지만 문제의 부대는 이들 중 1명만 경징계 처분을 내렸고, 공군은 본부 차원에서 뒤늦게 감찰 조사에 나섰다.

공군 관계자는 “수원 제10전투비행단에서 근무하는 전투 조종사들이 작년 8월말에서 9월초 사이에 비상 대기실에서 세 차례 음주를 한 사실이 적발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선임인 A 소령 주도로 비상 대기실인 ‘얼럿(Alert)’에서 맥주를 나눠마셨다. 언제라도 비상 출격을 해야 하는 일종의 ‘5분 대기조’ 조종사들이 술판을 벌인 것이다. 음주 행위가 있던 작년 8~9월은 중국·러시아 등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무단 진입 등으로 전투기 비상 출격이 잦던 때다.

공군은 이와 같은 사실을 지난 2월 국방 헬프콜 신고를 통해 인지했고, 음주 사건을 접수한 제10전투비행단은 자체 조사 결과 대기실 음주 행위가 있었음을 확인했다. 제10전투비행단은 지난달 13일 자체 징계위원회를 열어 음주를 주도한 A 소령만 견책 처분해, 그 결과를 공군본부에 보고했다. 하지만 원인철 공군참모총장은 ‘솜방망이’ 처분 결과에 격노하며 후속 감찰 조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 관계자는 “현재 음주 행위자와 지휘 관리 책임자에 대한 징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그 결과에 따라 엄정히 처벌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모든 부대의 비상대기 실태를 점검하고, 비상대기 전력 작전 기강 및 상시 출격태세를 확립하기 위한 근무 강화 특별지침 등을 하달했다”며 “국민께 심려를 끼쳐 드려 송구스럽고, 이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군 기강 확립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군에서는 최근 기강 해이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7일에는 제주 해군기지에 민간인 시위대 2명이 철조망을 절단하고 무단 침입한 뒤 2시간 가까이 아무런 제지 없이 기지를 활보했다. 지난 1월에는 70대 노인이 경남 진해 해군기지에 무단으로 들어가 1시간30분간 돌아다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