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與圈) 인사들이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일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잇따라 서울 광진을 지역을 찾았다. 광진을은 이번 총선 격전지 중 한 곳이다.

이들은 상대 후보인 미래통합당 오세훈 후보를 가리켜 “마음이 콩밭에 가있다”며 공세를 퍼부었다. 그러자 오 후보는 여권의 집중지원을 받는 고 후보를 가리켜 “엄마 뱃속의 아기 캥거루가 떠오른다”면서 맞받았다.

4·15 총선 서울 광진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후보(왼쪽)과 미래통합당 오세훈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인 2일 서울 광진구 자양사거리에서 각각 유세하고 있다

이날 고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가장 먼저 나선 사람은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다. 임 전 실장은 서울 광진구 자양사거리에서 고 후보와 함께 “우리 속담에 ‘마음이 콩밭에 있다’는 말이 있는데 과연 오 후보가 광진에 뼈를 묻겠냐”며 “내가 언론인이라면 ‘콩밭 정치’라고 (이름) 붙였을 거 같다. 아니면 지나가다 잠시 묵는 과객정치”라고 했다.

그러면서 임 전 실장은 고 후보가 문재인 정부 청와대 참모 출신이란 점을 강조했다. 그는 “(고 후보는) 대통령을 모시고 청와대 가장 지근거리에서 일했다”며 “문 대통령의 철학과 정책, 숨결을 가장 정확히 이해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고 후보도 “학창시절을 광진에서 보낸 ‘광진의 딸’”이라며 종로에서 지역구를 옮긴 오세훈 후보를 정조준했다.

임종석(왼쪽) 전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이 2일 오전 서울 광진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후보와 서울 광진구 자양사거리에서 유세를 벌이고 있다.

민주당 중진인 원혜영 의원도 이날 광진을 찾아 “친환경무상급식을 반대한 사람을 선택하는 것은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오 후보를 공격했다. 오 후보가 과거 무상급식 문제로 서울시장 직에서 중도 사퇴한 전력을 비판한 것이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도 고 후보의 선거사무실에서 ‘공약이행 정책협약식’을 가졌다. 협약식 직후 양 원장은 “ 고 후보가 갖는 상징성이 대단히 크기 때문에 얼마만큼의 표차로 이기는 지가 우리 당 승리의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아닐까 한다”고 했다.

여권 인사들의 집중타를 맞은 오 후보도 물러서지 않았다. 오 후보는 이날 오전 가진 출정식에서 “고 후보가 거의 모든 인터뷰에서 대통령과 친하다, 서울시장과 당(黨)이 같다, 구청장도 날 도와준다고 한다”며 “엄마 뱃속에서 얼굴만 빼꼼히 내민 ‘아기 캥거루’가 생각난다”고 했다.

이어 “제 눈에는 고 후보가 보이지 않고 뒤에 있는 사람만 보인다”며 “아직도 엄마 뱃속에서 나오지 못한 캥거루 정치인이 광진구를 발전시킬 수 있겠느냐”고 했다. 또 “(문재인 정부와 여당이) 광진 사람들을 바보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남의 힘을 빌어 일한다는 사람은 가짜 일꾼”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오세훈 미래통합당 후보가 2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사거리에서 열린 출정식에 참석해 광진갑에 출마한 김병민 후보와 나란히 손을 흔들고 있다.

정치인으로서의 자신의 경륜을 강조한 것이다. 이날 오 후보 출정식에는 광진갑의 김병민 후보가 참석해 지원유세에 나섰다. 김 후보는 “전임 서울시장이 가진 경험과 경륜, 만38세의 젊은 후보가 가진 패기와 열정이 힘을 합치면 광진에 놀라운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오 후보는 광진을에서 5선을 한 추미애 법무장관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년 동안 한 정치인이 이곳을 쥐락펴락했는데 발전했거나 달라진 게 없다’며 “성동구와 비교하면 너무 뒤처져 있는데 무책임하게 초보운전자(고 후보)한테 맡겨놓고 떠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 후보의 공략이 4년 전 추 장관이 출마할 때와 똑같다”며 “추 장관이 못한 일을 초보운전자가 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