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세계 3위 경제 대국 일본이 흔들리고 있다. 도요타·혼다와 같은 대표 제조기업의 미국·유럽 현지 공장 절반이 가동을 멈춰버린 것이다. 올림픽 연기까지 겹치면서, 올해 일본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 확실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주요 제조기업의 49%가 미국 현지 공장의 가동을 일부 또는 전면 중단했다. 유럽 공장 가동을 중단한 일본 제조기업은 58%에 달했다. 반면 한 달 전만 해도 전면 가동 중단 상태에 가까웠던 중국 공장은 상당 부분 정상 조업으로 복귀했다. 이는 닛케이가 일본 매출 상위 100대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의 결과다. 79개 일본 제조기업이 이 조사에 답변했다.
공장 가동 중단 이유는 각국 정부의 이동 중지에 따른 공장 가동 중단 권고도 있지만, 세계 경기 불황에 따른 판매량 급감도 주요 이유인 것으로 분석됐다. 수요가 없으니 공장 가동을 줄인 것이다. 일본 못지않게 제조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역시 코로나발(發) 수요 침체에 따른 실물 경제 피해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 신문은 “조사 기업의 60%가 올해 생산량이 작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글로벌 경기 악영향은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도요타, 완성차 공장 18곳 가동 중단
도요타자동차는 북미와 유럽 등 최소 14국에서 완성차 공장 18곳의 가동을 중단했다. 도요타는 "각국 정부의 방침에 따른 가동 중단으로, (가동 재개와 같은) 앞으로 계획은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혼다는 북미의 생산 거점 7곳을 포함해, 18개 완성차 공장을 멈췄다. 전 세계 혼다 공장 가운데 절반 정도가 가동을 멈춘 것이다.
자동차 부품회사인 아이신정밀은 해외 공장 약 100곳 가운데 30여 곳의 가동을 중단했다. 타이어 제조업체인 브릿지스톤도 세계 78개 생산 거점 가운데 23개 거점을 차례로 가동 중단했다. 미국 공장 7곳이 포함됐다.
중국 공장 가동률은 높아져
반면 중국 현지 공장의 가동을 중단한 일본 기업은 20%에 그쳤다. 닛케이는 “지난달 10일 기준으로 중국 현지 공장의 76%가 생산 중지 상태였다”며 “현재는 80%의 현지 공장이 정상 가동으로 복귀했다”고 보도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중국과 일본 제외)에서는 일본 기업의 71%가 ‘현지 공장의 일부 가동 정지’라고 답했다. 예컨대 인도에선 정부가 전 지역 외출 금지 명령을 내리면서 파나소닉과 스즈키 등이 조업을 중단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히타치제작소, 다이킨공업 등이 현지 공장의 생산 라인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올림픽 연기까지 겹쳐…올해 성장률 -2.1~-1.3% 예상
일본 내 생산 공장은 공장 가동 중단과 같은 최악 상황에선 한발 비켜서있다. 도시바가 일본 내 일부 공장의 가동을 멈추긴 했지만, 이는 전체의 3%에 불과했다. 하지만 닛케이는 "다음 달부터 도요타, 혼다, 스즈키 등이 연이어 일본 내 공장 가동을 일시 정지할 계획"이라며 "일본 내 감염이 확산하고 있어 앞으로 전개를 속단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30일 오후 일본의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는 1866명으로 다른 국가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하지만 최근 며칠 사이 환자수는 증가하는 추세다.
도요타는 다음 달 3일부터 약 2주간 규슈의 미야타 공장 등 자국 내 5개 공장의 생산라인을 일시 정지할 계획이다. 이런 와중에 도쿄올림픽이 내년으로 연기되면서 일본 기업이 기대했던 자국 내수 시장의 소비 진작 효과도 사라진 상황이다.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는 도쿄올림픽 개최시 예상한 생산 유발 효과를 감안할 경우 올림픽 연기로 인한 경제 손실은 최대 3조2000억엔(약 36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세계 주요 투자은행은 일본의 올해 경제 성장률을 -2.1~-1.3%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