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유승민 의원이 잠행을 끊고 다른 후보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달 9일 4·15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지 한달 반만이다.

지난 27일 서울 중성동갑에 출마하는 미래통합당 진수희 후보 사무실을 찾은 유승민 의원.

유 의원은 지난 27일 서울 중·성동갑에 출마하는 통합당 진수희 후보 선거 사무실을 찾았다. 유 의원은 진 후보 지원 영상을 촬영하며 “저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제가 도움이 되는 후보가 있으면 언제든지 도우려고 한다”고 했다. 그는 “공천이 잘됐든, 잘못됐든 이젠 선거를 시작하니까 이번에 꼭 당선이 되도록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통합당 공천 과정에서 막판에 잡음이 일었지만, 이제는 총선 승리를 위해 매진하자는 메시지로 보인다. 유 의원은 이번 총선 선거대책위에서 어떤 직책도 맡지 않았다. 그는 “나는 타이틀 없이 백의종군하겠다”며 “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지원 요청을 하는 후보가 있으면 돕겠다”고 했다.

유 의원은 지난 26일 해군2함태에서 열린 천안함 폭침 10주기 추모식 행사에 참석하며 잠행을 깼다. 지난달 9일 총선 불출마 선언한 지 46일만의 첫 외부 공식 행사 참석이었다. 그는 천안함 폭침으로 순국한 ‘46용사’를 추모하는 글도 페이스북에 올렸다. 유 의원은 또 코로나 바이러스로 침체된 경기 부양책으로 여권 일각에서 재난기본소득을 주장하는 데 대해 “굉장한 악성 포퓰리즘”이라고 했다. 그는 “정부가 선거를 보고 돈을 푸는 정책은 어디에 얼마를 쓸 것인지 선거만 보고 정했다가 선거 이후에 정책을 수정하고 낭패를 볼 지 모른다”고 했다.

유 의원은 일단 수도권 지역 후보들을 중심으로 지원 유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 관계자는 “유 의원이 수도권 중도층에 흡인력이 있는 만큼 그의 지원 활동이 경합 지역 승부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통합당 안에서는 황교안 대표와 함께 통합당 출범의 한 축이었던 유 의원의 선거 유세 합류가 통합 시너지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도 있다. 통합당의 한 수도권 지역 의원은 “황 대표와 유 의원이 통합 효과를 완전히 끌어내지 못했던 측면이 있다”며 “통합당의 총선 패배는 정치적 공멸(共滅)이라는 인식의 공감대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