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으로 밀수된 천산갑〈사진〉에서 전 세계에 퍼진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천산갑이 박쥐에서 사람으로 이어지는 감염 경로의 중간숙주라고 추정할 수 있는 두번째 연구 결과다.

홍콩대의 이관 교수 연구진은 26일(현지 시각)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말레이시아에서 중국으로 밀수된 천산갑에서 코로나 팬데믹과 관련이 있는 두 종류의 코로나 바이러스를 검출했다"고 발표했다.

천산갑은 개미를 잡아먹는 동물로 멸종위기종이지만 중국에서는 불법매매된다. 고기 요리를 진미(珍味)로 즐기고 중국 전통 의학에서도 천산갑의 비늘을 약재로 쓴다. 중국 화난(華南)농업대 연구진은 지난달 7일 중국에 밀수된 천산갑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를 추출해 우한 코로나 환자의 바이러스와 비교했더니 두 바이러스는 돌기 단백질 유전자가 99% 일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 홍콩대 연구진은 중국 남부 지역의 밀수 단속에서 적발된 천산갑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를 확인했다. 한 바이러스는 코로나 감염 환자에게서 발견되는 바이러스와 돌기 유전자가 거의 일치했다.

홍콩대 연구진은 천산갑이 원산지인 동남아시아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아니면 중국에 밀수된 후 유통과정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