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0시부터 미국발 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가 의무화된 가운데, 방역당국이 필리핀과 태국 등 동남아 지역 입국자에 대해서도 의무 자가격리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이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들어 동남아 지역, 필리핀이나 태국 등에서 환자 발생이 증가하는 상황”이라며 “미국 ·유럽 다음으로 주로 동남아를 대상으로 검역 조치를 강화하는 것을 검토 중이며, 미국발 입국자와 같은 자가격리 조치일 것”이라고 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자가격리 시 화장실 별도 사용·락스 소독 후 사용해야”

정부는 지난 22일 유럽발 입국자에 이어 이날부터 미국발 입국자 대부분에 대해 의무 자가격리를 부여하는 입국 및 검역 강화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매일 2000~4000명씩 해외발 자가격리자가 늘어날 전망이다.

이날 방역 당국은 자가 격리로 인한 가족 간 감염을 막기 위해 격리자와 가족들이 화장실을 따로 쓰거나 화장실 사용 시 락스 소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 본부장은 "(가족 간 감염 방지에) 가장 중요한 것은 방과 화장실을 별도로 쓰는 것"이라며 "화장실을 공동으로 써야 하는 가정은 철저한 소독, 가정용 락스를 이용한 철저한 소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자가격리자 가족 중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어르신이나 임신부, 아이들은 잠시 다른 곳에 떨어져 지내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까지 국내에 확인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9332명 가운데, 해외 입국 확진자는 309명(3.3%)로 300명을 넘어섰다. 서울 구로구 콜센터나 대구 대실요양병원 등 집단 감염 사례는 15.6%, 신천지 교회 집단 발병은 54.5%로 나타났다. 11.3%는 확진자의 접촉자였고, 14.9%는 보건당국이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이다.

◇"개학 시 가정이 방역의 출발점"

4월 6일로 연기된 초·중·고교 개학과 관련해 방역 당국은 “개학 시 가정에서의 발열 체크 및 등교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등교하는 학생에 대한 발열 체크는 집에서 부모님들이 관리해 주시는 게 일차적으로 필요할 것 같다”며 “몸이 아프거나 증상이 있을 때는 학교를 보내지 않도록 집에서 관리하는 것들이 (방역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교에 왔을 때 열화상 카메라 등 비접촉 체온계로 발열이나 증상을 확인하는 게 필요할 것이며, 학교에서 담임교사가 학급단위로 아이들의 건강상태를 살피는 다단계 모니터링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내에서 학생 간 2m 거리 두기를 지키는 게 어렵지 않으냐”는 지적에 정 본부장은 “거리 두기도 중요하지만, 교내 환경 소독이나 환기가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학교가 전반적으로 조치해야 할 사항을 매뉴얼에 담았고, 남은 기간에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학교별로 특화된 방역 계획들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