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김세연 의원이 27일 당 지도부를 겨냥해 “정상배(政商輩·정치권력을 이용해 사사로운 이익을 꾀하는 무리) 집단 수준으로 전락했다”며 “양심이 있다면 그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했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을 여러 차례 뒤집은 황교안 대표 등 지도부의 퇴진을 요구한 것이다. 김 의원은 통합당 4·15 총선 공천관리위원을 맡았었다.

미래통합당 김세연 의원이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당 공천관리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통합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공천안의 작성 권한’은 공관위(공천관리위원회)에 있고, 공천안에 대한 ‘의결권’과 ‘재의(再議)요구권’만 최고위에 주어져 있다”며 “그런데 최고위는 당헌·당규를 깨뜨리며 직접 공천안에 손을 댔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당헌·당규의 수호자가 되어야 할 최고위가 당헌·당규의 파괴자가 됐다”며 “양심이 있다면 그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고, 그 행위가 정당하다고 판단한다면 법치를 무시하는 우파 전체주의 세력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민주당 정권이 헌정질서를 무너뜨린다며 입만 열면 ‘문재인 정권 심판’을 외치는 사람들이 어떻게 이렇게 대놓고 당헌당규를 걸레조각 취급할 수 있는가. 이는 스스로 존재 이유를 저버린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당 지도부를 향해 “끼리끼리 그때그때 하고 싶은 것은 뭐든지 다 해도 되는 정상배 집단 수준으로 전락해버린 이상, 더 이상 보수를 참칭(僭稱)하지 말기 바란다”고 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11월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은 존재 자체가 민폐”라며 “현역 의원들이 다 함께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 1월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자 공천관리위원직을 받아들였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김형오 위원장의 등장으로 실낱 같은 희망을 안고 공관위에 참여하기로 한 것을 지금은 후회하게 됐음을 인정한다”고 했다.

그러나 황교안 대표 등 통합당 최고위는 지난 25일 부산 금정의 김종천 영파의료재단 병원장, 경기 의왕·과천의 이윤정 전 여의도연구원 퓨처포럼 공동대표 공천을 취소하고 새로운 인물을 다시 공천했다. 부산 금정은 김 의원 지역구고 이 전 공동대표는 김 의원이 여의도연구원장을 할 때 가까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황 대표가 김 의원에 대한 반감 때문에 김 의원의 영향력이 미치거나 그와 가까운 인사들의 공천을 뒤집은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