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마약테러 혐의로 기소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윌리엄 바 미 법무장관은 26일(현지 시각) 워싱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마두로 대통령과 베네수엘라 정부 고위 관계자들을 마약밀매와 돈세탁 등 마약테러 혐의로 기소한다고 밝혔다. ‘마약테러’(narcoterrorism)란 마약 범죄를 저지르면서 폭력을 이용해 정부 기관의 활동을 방해하고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는 행위를 가리킨다.

바 장관은 “마두로 대통령 등이 콜롬비아 옛 반군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 등과 공모해 미국에 코카인이 넘쳐나게 했다”며 베네수엘라에서 미국으로 200~250t의 코카인이 흘러들어온 것으로 추정했다.

미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마두로 대통령 등의 체포나 유죄 판결을 이끌어낼 수 있는 정보에 대해 최고 1500만달러(약 184억원)의 현상금을 건다”고 밝혔다.

미국이 다른 나라 국가 원수를 기소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AP통신은 베네수엘라가 수년간 이어진 부패와 미국의 제재로 보건 시스템과 석유 의존 경제가 붕괴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이 사건이 미국과 베네수엘라 사이의 긴장을 고조시킬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기소 사실이 알려진 뒤 트위터를 통해 “미국이 콜롬비아와 공모해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나는 국가 원수로서 국가의 평화와 안정을 지킬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