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창립한 한미약품의 역사는 한국 제약산업 발전사와 맥을 같이한다.
한미약품은 한국 제약 산업의 선두에서 ▲개량신약 ▲복합신약 ▲혁신신약이라는 화두를 제시하며 산업 트렌드를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매출 1조1136억 원(연결 기준)을 달성했다. 연구개발(R&D)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작년에만 총 매출의 18.8%인 2098억원을 R&D에 투자했고, 최근 10년간 쏟은 금액은 1조원을 넘는다.
지난해 9월에는 글로벌 학술정보 전문 업체인 클래리베이트가 선정한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 혁신 제약사 순위'에서 한국 제약사 1위, 아태지역 11위를 차지하며
글로벌 제약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동대문 ‘임성기약국’에서 최정상 제약기업으로
한미약품의 모태는 중앙대 약학과를 졸업한 임성기 회장의 ‘임성기약국’이다. 서울 동대문에서 약국을 연 임 회장은 특유의 창조적 발상과 뚝심으로 성공 가도를 달리다 ‘더 좋은 약을 우리 손으로 만들자’는 비전을 갖고 한미약품을 설립했다.
한미약품은 현재 한미사이언스를 지주회사로 중국 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 원료의약품 전문회사 ‘한미정밀화학’, 약국 영업·마케팅 전문회사 ‘온라인팜’, 의약품 관리 자동화 시스템 기업 ‘제이브이엠’ 등 계열사와 의료기기 및 건강식품 IT 솔루션 전문 기업 ‘한미헬스케어’를 보유하고 있다. 신약 개발을 전담하는 ‘한미약품연구센터’와 제제 연구 및 합성의약품 생산기지인 ‘팔탄공단’, 바이오의약품 및 세파항생제 생산기지 ‘평택공단’도 운영 중이다.
◇매출 18%를 R&D에 투자…“글로벌 기업 되려면 신약 개발이 필수”
한미약품은 매출의 18% 이상을 R&D에 투자한다. 2012년 13.5%였던 R&D 예산 비중을 2014년 20%로 끌어올렸다. 2018년에는 1929억원, 2019년에는 2098억원을 투자했다. 권세창 한미약품 대표이사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신약 개발이 필수”라며 “우리 기술로 만든 신약 파이프라인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당뇨·비만 등 대사질환과 희귀난치성 질환, 면역질환, 항암 영역의 31개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다. 최근에는 희귀질환치료제까지 개발 역량을 확대하며, 바이오의약품의 약효 지속 시간을 늘리는 랩스커버리 기술, 표적항암과 면역항암 기능을 동시에 갖춘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인 펜탐바디, 주사제를 경구용 치료제로 바꾸는 오라스커버리를 이용한 혁신 항암신약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국내외 제약회사와의 오픈이노베이션을 확대하면서 다양한 영역의 혁신 신약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GC녹십자와 유전성 희귀질환인 LSD(리소좀 축적질환) 치료제 공동 개발을 위해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미국 페인스사(社)의 항체를 활용한 면역항암 이중항체 및 다중항체 개발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복합신약 명가 한미약품
한미약품은 고혈압치료 개량신약 ‘아모디핀’을 출시하며 국내 제약업계에 개량신약 붐을 일으켰다. 2009년에는 암로디핀과 로살탄을 복합한 ‘아모잘탄’을 선보이며 복합신약 분야의 전기를 마련했다. 2019년까지 아모잘탄의 누적매출은 7334억원에 이른다. 한미약품은 세계적 제약기업인 미국 MSD와 손잡고 50여 개국에 아모잘탄 수출계약도 체결했다.
혈압을 떨어뜨리는 데 효과가 있는 이뇨제 성분 클로르탈리돈을 아모잘탄에 결합한 ‘아모잘탄플러스’, 아모잘탄에 고지혈증치료 성분 로수바스타틴을 더한 ‘아모잘탄큐’를 시장에 내놓으며 ‘아모잘탄패밀리’ 라인업도 구축했다. 아모잘탄패밀리 지난해 매출은 1000억원을 돌파했다. 아모잘탄은 국내는 물론 미국·일본 등 45개국에서 특허를 획득했으며, SCI급 저널을 포함한 국제학술지에 등재된 아모잘탄패밀리 관련 임상 논문은 11개에 이른다.
프랑스 사노피 한국법인 사노피-아벤티스와 고혈압·고지혈증 복합신약 ‘로벨리토’를 공동개발하기도 했다. 국내 제약기업이 개발한 약물이 다국적사를 통해 전 세계 수출되는 사례(아모잘탄)도, 다국적기업과 국내기업이 제품의 개발부터 발매·마케팅까지 동시에 진행하는 사례(로벨리토)도 모두 국내 최초라고 알려졌다. 이상지질혈증 대표 치료 복합신약 ‘로수젯’은 출시 4년 만인 2019년 700억원대 매출을 달성했고, 이상지질혈증 복합제 시장 1위와 원외처방의약품 7위를 기록했다. 한미약품만의 탄탄한 제제기술과 다양한 영업·마케팅은 지난해 ‘국내 제약사 중 연 매출 100억 돌파 전문의약품 최다 보유’라는 성과로 이어졌다(자사 유통 데이터 기준).
◇중국 진출 성공 모델, 북경한미약품
중국 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은 성공적으로 중국에 진출한 기업 모델로 평가된다. 임성기 회장은 한중(韓中) 수교 5년 전부터 직접 중국을 왕래하며 단계적 접근을 시도했다. 그 결과 국교 수립 직후인 1992년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제품허가(항생제 ‘세포탁심’)를 획득했다. 현재 북경한미약품은 어린이 의약품으로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는 임 회장이 중국 어린이들이 성인용 의약품을 쪼개서 복용하는 모습을 보고 어린이 의약품 생산에 주력했기 때문이다. 북경한미약품은 어린이 정장제 ‘마미아이’를 현지 출시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 마미아이는 연 매출 800억원의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성장했으며, 국내 제약기업 최초로 중국 정부가 선정한 ‘중국유명상표’를 획득했다.
북경한미약품은 2008년 독자 연구센터를 출범해 한미약품 R&D 전초기지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이로써 북경한미약품은 생산부터 영업, R&D까지 제약활동 전 분야를 아우르는 독자적 제약회사로 자리매김했다. 주력제품으로 마미아이를 비롯해 진해거담제 ‘이탄징’, 성인용 정장제 ‘매창안’ 등 20여 개 품목이 있다. 항암·대사질환 분야에서 5~6건의 자체 신약도 개발 중이다.
◇ ‘사랑의 헌혈’ 등 나눔문화 확산에 앞장
한미약품은 ‘고귀한 생명을 위해 더 좋은 약을 만든다’는 소명 의식에 기초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친다. 공익캠페인 ‘사랑의 헌혈’을 비롯해 다문화 가정 후원 자선바자회, 북한 어린이 의약품 지원 등이 있다. 특히 일회성 후원이 아니라, 지원 대상자들이 스스로 자립하도록 돕는 지속 가능한 후원 모델 구축에 집중한다. 문화예술 지원도 활발히 전개한다. 장애아동 예술교육을 위한 ‘빛의소리 나눔콘서트’를 매년 개최하며, 한미약품 공익 재단인 가현문화재단은 사진전문 미술관 ‘한미사진미술관’을 운영한다.
◇개척자 정신으로 글로벌 제약기업 꿈꾼다
그동안 한미약품은 남들이 가지 않는 ‘개척자의 길’을 걸어왔다. 국내 제약업계에 개량·복합신약 붐을 일으키고 상품 매출 대신 자체개발 의약품으로 내실 있는 매출 증가를 이끌어냈으며, 라이선스아웃과 R&D 집중투자를 바탕으로 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에 매진했다. 우종수 한미약품 대표이사는 “한국 제약업계 자부심으로 자리매김한 한미약품이 가까운 미래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제약 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제약 강국을 향한 여정의 선두에 서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