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천안함 폭침 10주기다. 북 어뢰 기습에 해군 장병 46명이 전사했다. 구조 과정에서 또 10명이 희생됐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날이다. 코로나 탓에 천안함 추모 발걸음은 사이버 공간에서 활발하다. 해군과 천안함 재단 등이 마련한 '사이버 추모관'에는 1만5000여명이 헌화했다. 10년 전 초등학교 4학년생이 쓴 그림일기도 올라왔다. "너무너무 슬프다"고 꾹꾹 눌러 적었다. 그 소년이 이번에 해군사관학교에 입학했다. "우리 바다를 굳건히 지키는 장교가 될 것"이라고 했다. 평화는 잊지 않는 국민이 지키는 것이다.

이 정부는 천안함 흔적을 지우고 비틀려 해왔다. 폭침 주범 중 한 명인 북한 김영철을 국빈급 대우하며 한국을 휘젓고 다니게 했다. 통일부 홈페이지에선 김영철 이름을 아예 삭제했다. 고교 한국사 교과서 대부분은 천안함 폭침을 언급조차 않거나 '천안함 사건' 등으로 얼버무리고 있다. 2018년 남북 정상회담이 추진되자 KBS는 '천안함 괴담'을 재탕해 내보내기도 했다. 북은 이명박 정부에서 식량 등을 지원받으려고 천안함 공격을 인정·사과하기 직전까지 갔었다. 지금 다시 "남측 자작극"이라고 목청을 높이는 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한국 정권이 들어섰기 때문이다.

천안함 폭침을 '소설'이라고 하며 온갖 괴담을 주장하던 이들이 정권을 잡았다. 그 괴담에 대해선 모두 시치미를 떼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천안함 폭침을 '북한 소행'이라고 말하는 데 5년이 걸렸다. 천안함 유족을 따로 만나 위로한 적도 없다. 천안함을 '우발적 사건'이라고 했던 사람을 통일장관에 앉혔다. 국방장관은 천안함 등 북한 도발에 대해 "일부 우리가 이해할 부분이 있다"고 하더니 "불미스러운 충돌"이라고도 했다. 자기 부하가 적에게 떼죽음을 당했는데도 '이해' 운운하는 국방장관은 한국뿐일 것이다. 정권은 김정은 눈치를 살피고 군(軍)은 그런 정권 눈치를 본다.

최근 정부는 우리 국민의 북한 개별 관광을 밀어붙이고 있다. 북 관광은 천안함 폭침 때문에 중단된 것이다. 관광 재개는 천안함 폭침에 대한 북한 사과를 받은 뒤에나 검토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정부는 북에 천안함 사과를 요구한 적도 없다. 천안함 영령들이 통곡할 노릇이다. 잊지 않는 국민이어야 다시 도발의 희생물이 되지 않는다. 잊지 않는 국민이어야 전쟁을 막고 평화를 지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