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당이 비례대표 후보 공천을 두고 내분 상황에 빠졌다. 각 정파가 당선 가능성이 큰 비례대표 앞 순번에 자기들 인사를 넣으려고 "이대로 가면 탈당할 수도 있다"며 벼랑 끝 싸움을 벌이고 있다.

정동영 의원은 24일 "민생당이 반(反)호남주의, 반개혁주의로 가고 비례대표와 관련해 '밥그릇 챙기기' 싸움만 한다면 민주평화당계는 민생당에서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계를 이끄는 손학규 전 대표를 정면 겨냥한 것이다. 정 의원은 "민생당은 누가 뭐래도 호남 기반 정당"이라며 "당이 반호남주의 노선을 걷는다면 당을 하는 이유가 없다"고 했다. 정 의원은 또 "당 혼란의 책임을 져야 할 손 전 대표에게 최후통첩을 했다"고 했다. 정 의원이 이끄는 민주평화당계가 탈당하면 민생당은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잃고 총선 기호도 뒤로 밀릴 수 있다.

민생당은 이번 총선에서 바뀐 선거법 때문에 비례대표 용지 맨 윗자리(기호 1번)를 차지하게 될 가능성이 컸다. 비례대표 출마 정당 중 현역 의원이 18명으로 가장 많다. 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비례대표 선거에는 불출마하고 대신 사실상 비례 위성 정당을 창당했기 때문이다. 이에 민생당 비례 후보 신청 접수에만 70여명이 몰렸다. 정치권 관계자는 "1, 2번만 뽑았던 유권자들이 투표용지 맨 위에 있는 민생당을 찍을 가능성이 작지 않다"며 "이 때문에 당선권에 자기 사람을 꽂아넣기 위한 당내 계파싸움이 치열해진 것"이라고 했다. 김정화·유성엽·박주현 3인 공동대표 가운데 지역구 단수 공천을 받은 유성엽 의원을 제외하고 김·박 대표가 모두 비례 후보를 신청했다. 김 대표는 손학규계, 박주현 의원은 정동영 의원과 가까운 호남계다.

한편 국회부의장 출신 박주선 의원은 공천 심사에서 '컷오프' 됐다가 당 최고위가 재심(再審)을 결정했다. 4선 중진으로 민생당 내 바른미래당계 핵심인 박 의원의 공천 여부를 두고 민생당 내에선 "계파 갈등이 더 커지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