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애플워치 사용자가 제품의 심전도 기능을 활성화해 사용하는 모습.

최근 유튜브와 포털 사이트에는 ‘애플워치 심전도(心電圖) 활성화 방법’이라는 내용의 콘텐츠가 높은 조회수를 보이고 있습니다. 애플이 이 회사의 모바일 운영체제(OS) ‘iOS 13.4’의 베타 버전을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버그(오류)가 발생, 그동안 일부 국가에서 막혀있던 애플워치4·5의 심전도 측정 기능이 풀려버렸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선 원격 진료를 금지하고 있어 국내 소비자들은 핵심 기능인 심전도 측정이 안 되는 애플워치를 사용해야 했습니다.

애플워치4가 있는 한 지인이 심전도 기능을 활성화하는 과정을 보니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최신 아이폰과 애플워치의 OS를 베타 버전으로 업데이트하고, 애플의 클라우드(가상저장공간) 서비스인 아이클라우드 계정의 국가 정보를 심전도 기능을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국가로 바꾸면 됩니다. 심전도 기능을 지원하는 미국에서 사용하는 것처럼 조작하는 셈입니다.

이베이(미국)·타오바오(중국)에서는 한국 돈으로 5000~6000원만 내면 활성화 작업을 대행해주는 업자를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애플워치 심전도 기능을 활성화하는 데 30분도 걸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국내에선 심전도 기능이 들어간 기기의 출시를 막은 것이기 때문에 이 기능을 사용하는 것 자체는 불법이 아닙니다. 다만 IT(정보기술) 전문가들은 이런 방법을 따라 하지 말 것을 권고합니다. 내 클라우드 계정을 대행 업자와 공유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런 우려에도 적지 않은 얼리 어답터들은 심전도 기능을 써보기 위해 여러 편법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말은 ‘IT(정보기술) 강국’이라면서 실제로는 케케묵은 규제로 혁신 기술을 누리지 못하는 한국의 이율배반적 모습이랄까요. 다행히 정부에서 원격 진료 관련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고 하니 심전도 측정이 되는 정식 제품 출시도 가능해질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규제 완화 속도가 워낙 느리다 보니 애먼 소비자들만 죄책감을 느껴야 하는 것 같아 씁쓸할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