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이 줄어들면서 1~2월 서울 지하철의 운송 수입이 작년보다 244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는 이미 상급기관인 서울시의 지원 없이는 적자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면서 자영업자와 민간기업뿐만 아니라 공기업도 재정 문제에 직면한 것이다.
교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첫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월 20일부터 2월 29일까지 서울 지하철 1~8호선 탑승 인원은 2억1520만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2억5886만명에서 4366만명(16.9%) 가량 줄었다. 이에 따라 교통공사의 수입도 가파르게 떨어졌다. 지난해 이 기간 공사의 운송 수입은 약 1540억원이었으나, 올해는 244억1800만원(16%)이 줄어 1300억원에 그쳤다.
교통공사 내부에선 최근의 수입 급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사 직원은 “3월 치 월급도 회사에서 어렵게 마련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며 “이대로 가다간 4월엔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울 거라는 얘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3월 이후에 수입 감소폭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교통공사의 집계에 포함되지 않은 3월에는 구로구 콜센터에서 집단 감염된 확진자들이 인근 지하철을 이용한 사실이 시민들에게 알려졌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공사의 재정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렵다”고 했다.
교통공사는 수입 감소를 자력으로 메우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공사의 부채는 이미 2018년 기준 5조원을 넘어섰다. 공사 관계자는 “결국 문제 해결의 열쇠는 재정 지원 여력이 있는 서울시가 쥐고 있다”고 했다. 서울시 또한 지하철 승객과 수입이 급감한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 박원순 시장은 지난 23일 브리핑에서 ‘서울시 2주 멈춤 캠페인의 성과’ 중 하나로 지하철 이용객 숫자 감소를 든 바 있다. 시 담당 부서도 최근 교통공사 측으로부터 운송 현황을 보고받았다. 그러나 시 관계자는 “서울시가 직접 나서서 지원해줄 가능성은 적다”고 했다.
코로나 사태가 끝난 이후 교통공사의 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하철 요금이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공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용역을 통해 적정 요금을 산정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르면 다음 달 말에 결과가 나온다. 교통공사는 “요금 인상을 결정하진 않았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요금 결정 방식을 찾아보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