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에 대한 가학적 성(性) 착취 영상을 촬영하고 유포한 이른바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의 피의자 조주빈(25)씨가 대학 학보사에서 기자로 활동하며 '학교의 성폭력 예방 노력' 관련 기사를 썼던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텔레그램 n번방 조주빈씨가 2014년에 쓴 기사


1995년생인 조씨는 만 19세였던 2014년 수도권 한 공업전문대학 정보통신과에 입학했다. 조씨는 그해 11월 5일 학보에 '안전한 00공업전문대학'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작성했다. 조씨는 당시 학보사 기자 및 편집국장으로 활동했다. 이 기사의 부제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한 학교의 끊임없는 노력'이었다.

조씨는 '우리 대학에선 안전문제 발생에 관해서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으며 사고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라는 문제제기로 기사를 시작했다.

이어 '학교 폭력 및 성폭력 예방을 위해 실시한 강연 등 교내 안전을 위해 학교 측이 기울인 노력은 많고 다양하다'면서도 '하지만 학교 측의 노력에도 아직 부족한 점은 존재했다'고 했다.

조씨는 '안전 사고는 발생 후 대응보다 발생 이전에 방지하는 것이 더 중요한 만큼, 학교 당국에선 이러한 문제에 대해 확실한 대책을 내놓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언론에 공개된 조주빈

보안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박사’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한 조씨는 성범죄를 저지르는 동안에도 수도권 지역 한 장애인 봉사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등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 19일 경찰에 구속된 조씨는 텔레그램에서 이른바 '박사방'을 운영하면서 공범들과 함께 인터넷에서 만난 여성의 약점을 잡아 성적 학대를 가하는 장면을 촬영한 뒤 돈을 낸 회원들에게 영상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23일까지 밝혀진 피해자는 74명이며, 이 중 16명은 미성년자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