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비례당인 '더불어시민당'은 23일 비례대표 후보 30명의 순번을 확정해 발표했다. 당선이 확실시되는 1~10번까지는 시민사회 인사들이 차지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이 친문·친여 인사로 나타났다.

(왼쪽부터)권인숙, 양이원영, 윤미향

비례대표 순번 3번을 받은 권인숙(55)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원장은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 후보 선거캠프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냈다. 여성 학자로 현재 명지대 교수이며, 1986년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의 피해자다. 권 원장은 이날 시민당이 비례대표 명단을 확정하자 뒤늦게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7번을 받은 윤미향(55)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에 앞장서 왔다. 매주 진행되는 '수요 집회'를 1000회 넘게 이끌고, 2016년 11월 박근혜 정부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 집회에 참석했다. KBS내 '적폐청산위' 격인 진실과 미래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정필모 전 KBS 부사장도 8번에 배치됐다. 9번을 받은 양이원영(48)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은 시민사회에서 20여년 동안 탈핵(脫核) 운동을 했다. 2018년 3월엔 산업통상자원부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워킹그룹' 위원을 맡아 문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 로드맵을 마련하기도 했다.

민주당이 "배려하겠다"며 당초 비례 연합을 제의한 5개 소수 정당 중에선 시대전환 조정훈(47) 전 대표(6번), 기본소득당 용혜인(29) 전 대표(5번) 등 2명만 후보가 됐다. 가자평화인권당과 가자환경당 출신은 한 명도 명단에 들지 못했다.

민주당이 추천한 최혜영 강동대 교수(11번), 김병주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12번),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14번) 등도 당선권 순번을 받았다. 정부 공적 마스크 유통의 70% 이상을 담당하는 의약품 공급 업체 '지오영' 고문 출신으로 논란이 됐던 박명숙 대한약사회 정책기획단장은 23번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