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에서 서울 송파을 미래통합당 후보로 나서는 배현진 전 MBC 앵커는 23일 “문재인 정부 정책의 희생양의 된 송파를 다시 살고싶은 곳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각종 부동산 규제, 증세 정책 등으로 경제가 파탄이 났다”며 “자유 시장 경제 가치를 따르는 통합당 후보로서 총선에서 승리해 지역 현안을 해결하겠다”고 했다. 배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이 지역 현역인 민주당 4선 최재성 후보와 ‘리턴 매치’를 벌인다. 부동산 감세 공약 등을 내세운 최 후보에 대해서는 “당선 만을 위한 ‘쇼잉’을 하고 계시다”고 평했다.

미래통합당 배현진 후보가 23일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지지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배 후보는 주말인 22일 오후 잠실동 석촌호수를 돌며 선거 운동에 나섰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왼쪽 다리에 깁스를 한 모습이었다. 배 후보는 “얼마 전 거리 인사를 하다 다리를 접질러 전치 2주 판정을 받았다”며 “조금 느려졌지만, 더 진정성 있게 다가가려는 노력으로 선거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절룩거리며 다가오는 배 후보를 시민들이 먼저 알아보고 인사를 청했다. 한 주민이 “아우라가 남다르다. 예쁘다”고 하자, 배 후보는 “보이는 것과 달리 맹렬하게 싸우는 스타일이다. 믿고 찍어달라”고 답했다. 한 주민은 “배현진 앵커 맞아? 마스크 좀 내려봐요”라고 장난치기도 했다. 일부 주민들은 함께 ‘셀카’를 찍자고 청했다. 배 후보는 “외부에선 제 외모 이야길 많이 하시는데, 정작 전 2년 간 제대로 된 옷 한 벌 산적이 없다”며 “선크림·비비크림만 바르고 꾸질꾸질하게 다니다 보니 이젠 주민들이 먼저 ‘꾸미고 좀 다녀달라’고 한다”고 했다.

배 후보는 2010~2017년 MBC 뉴스를 진행하면서 앵커로 이름을 알렸다. 그는 전 정권에서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MBC 노조원들과 갈등을 빚다, 정권이 바뀐 뒤 2018년 3월 MBC를 퇴사했다. 그 후 통합당 전신인 자유한국당에 입당해 송파을 후보로 재보궐선거에 나섰다. 민주당 최재성 의원에 두 배 가까운 득표차로 졌지만, 2년 간 당협위원장을 맡으며 바닥 민심을 훑어왔다. 배 후보는 “2년 전과 지금은 상황이 크게 변했다”고 했다. 그는 “당시엔 대통령 탄핵 책임 등으로 자유한국당 후보로서는 따가운 눈총 속에서 어렵게 선거를 치렀다”며 “하지만 지금은 무능하고 약속을 지키지 않는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다”고 했다. 배 후보는 “그런 국민 목소리를 듣고 정권 실정을 제대로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국민 대변인’이 되겠다”고 했다.

미래통합당 배현진 후보

그는 ‘참신함’과 ‘회사경력’을 강조했다. 배 후보는 “부모님 능력이 아닌 제 노력으로 당당하게 회사생활 10년을 했다”며 “정치 신인으로 빚진 게 없는 제가 국민의 참모, 스텝으로 낮은 자세로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정치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정치 경력이 부족하건 사실이지만, 뉴스 앵커로서 10년 동안 각종 사회 현안을 다루고 경험했다”며 “더 큰 문제는 경험이 두터운 사람이 정작 아무 성과를 내지 못 하는 것”이라고 했다. 지역 현안으로는 부동산, 세금, 교육 문제 등을 꼽았다. 그는 “송파에서 집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투기꾼 취급 당하며 세금 폭탄 피해를 보는 분들이 계시다”며 “이번 선거에서 승리해 지역 현안인 재건축 규제, 부동산 세제 문제 등을 해결하겠다”고 했다. 교육 문제에 관련해선 “정부가 일방적으로 혁신학교를 확대하고 ‘묻지마식(式)’ 평등 교육을 시키려는 시도를 막겠다”고 했다.

배 후보는 23일 오전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을 하며 하루 일정을 시작했다. 송파을에서 18·19대 국회의원을 지낸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가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았다. 배 후보는 “경제 전문가에다 송파을 지역 현안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유 전 부총리와 함께 적체된 주민들의 민원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겠다”고 했다. 그는 상대 후보인 민주당 최재성 의원에 대해선 “처음 송파을에 오셨을 때 ‘대통령의 힘을 빌어 지역에 도움을 주겠다’ 했는데 사실상 실패했다”며 “현 정부 부동산 정책, 세금 정책 하에선 송파 지역 현안이 결코 해결될 수 가 없다”고 했다. 이어 “정부 여당 당론과 반대로 세금 감면 공약을 내시는데 어떤 유권자가 속겠냐”며 “당선만을 위한 ‘눈 가리고 아웅’식 전략에 더 이상 유권자는 속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