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를 사려고 1시간을 줄서서 기다린 뒤 고열(高熱)에 시달리다 숨진 대구 17세 고교생에 대해 ‘사인(死因)이 코로나가 아니다’는 이유로 “다행”이라는 표현을 쓴 YTN 앵커에 대해 해당 회사 노조가 비판 성명을 냈다.

YTN방송노동조합(YTN 방송노조)이 지난 코로나 의심 증세로 사망한 17세 고교생에 대해 “다행히 (코로나) 음성 판정이 나왔다”고 전한 뉴스에 대해 23일 성명을 내고 “참담함을 넘어 절망감까지 느낀다”고 밝혔다. 최근 들어 잇따르는 오보 대해서는 “반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19일 YTN 강진원 앵커는 전날 사망한 정모(17)군의 뉴스특보를 전하며 “다행히 (코로나) 음성 판정이 나왔다”고 말했다. 정군은 지난 12~13일 폐렴 증세로 병원을 찾았으나 코로나 감염이 의심돼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하다 사망했다. 방역당국이 이튿날 정밀 조사 결과 ‘최종 음성’ 판정을 내리자 ‘다행’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YTN에 앞서 연합뉴스TV가 같은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자 YTN은 관련 영상을 슬그머니 삭제했다. 강 앵커는 이튿날 “일부 부적절한 표현이 사용된 점 사과드린다”며 “거듭 유가족께 애도를 표하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겠다”고 했다.

YTN은 지난 13일 '"마스크 달라" 대기 줄에 '버럭' 70대 쓰러져 숨져'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70대 남성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YTN은 최근 연달아 오보를 냈다. 지난 13일 ‘[단독]“마스크 달라” 대기 줄에 ‘버럭’ 70대 쓰러져 숨져‘라는 기사를 냈지만 사실과 달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모(71)씨는 당일 마스크를 사려는 아내를 차 안에서 기다리다가 나오지 않자 약국에 들러 화를 내고 나오다 쓰러졌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수는 지난 2일에도 있었다. YTN은 유튜브 채널 ‘YTN 돌발연상’에 ‘전쟁이지만 괜찮아?’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고 통합당 의원 2명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에 “지금이 분명한 찬스니까”라는 자막을 달았다. 인터넷엔 “통합당이 코로나 사태를 찬스라고 한다”는 비난글이 쏟아졌다. 당시 의원들은 “분노에 차있으니까”라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방송노조는 “YTN은 진실과 진심을 전한다는데 지금 온 동네에서 몰매를 맞고 있다”고 했다. 노조는 ‘다행’에서는 속내가, ‘사망’에서는 경박함이, ‘분명한 찬스’에서는 확증편향이 보인다며 반성이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