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융의 서울대 명예교수·생리학

신종 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전염성이 매우 강한데 백신은 아직 개발되지 않아 시민들이 더욱 불안에 떨고 있다. 문제는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는 일부 집단, 전염의 위험을 높이는 잘못된 예방법이나 생활습관을 소개하는 가짜 뉴스가 사태 진압을 방해한다는 점이다.

사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여러 매체에서 웬만한 질병을 다 예방한다는 '수퍼 푸드'를 과장해 소개하기도 하고, 좀처럼 알아듣기 어려운 수술법을 알려주기까지 한다. 매일같이 넘쳐나는 건강 요법을 전부 따라 하기는커녕 일일이 찾아보기도 어려울 정도다.

지난 40여년간 기초의학을 연구하고 학생들을 가르쳐왔지만, 대중에게는 과연 어떤 도움을 주었는지가 마음의 숙제로 남아 있었다. 넘쳐나는 건강 정보와 각종 민간요법 중에서 무엇이 믿을 만한 것인지, 병 없이 튼튼하게 살기 위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조언이 필요한지…. '건강 공부'(창비)는 이런 고민에서 출발한 책이다.

화학물질과 미세 먼지 등 환경 문제를 비롯해 건강을 둘러싼 여러 사회적 의제는 물론, 건강하게 먹고 살기 위한 올바른 식습관과 구체적인 생활습관, 개인위생 관리, 스트레스 대처법 등 우리 몸을 지키기 위해 꼭 필요한 건강 상식을 소개하고자 했다.

특히 최근의 전염병 사태에 격리 우울증, 불안과 걱정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이런 사람들에겐 3초간 숨을 들이쉬고 4초간 멈췄다가 5초간 천천히 내쉬는 ’345호흡법'을 추천한다. 깊고 느린 호흡을 하면 스트레스와 관련된 머릿골신경 중 하나인 미주신경이 활성화되며 스트레스를 경감시킬 수 있다. 이 책이 독자들이 작금의 사태를 튼튼히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