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유럽에서 크게 번지고 있다. 19일 오전 기준 유럽연합 확진자는 9만명에 가깝고 사망자는 4000명을 넘었다. 중국을 넘어섰다. EU 27개 회원국 정상이 비회원국 국적자의 EU 입국 금지에 합의했다. 자국 국민에게 이동금지령을 내리는 국가도 늘어나고 있다. 전시(戰時)를 방불케 한다.

유럽발(發) 감염은 우리에게도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한 달 전만 해도 유럽에서 들어온 사람 가운데 감염자는 한 명도 없었다. 그런데 2월 마지막 주와 이달 첫 주에 환자가 3명씩 나오더니 지난주 13명, 이번 주 들어선 나흘 만에 24명으로 늘었다. 우한 코로나 사태 초기에 중국발 외국인 입국 금지, 국경 봉쇄를 통해 감염 차단에 성공한 대만·싱가포르·홍콩도 최근엔 유럽발 감염원을 제대로 막지 못해 자국 내 환자 유입이 늘고 있다고 한다.

정부는 공항 특별입국절차를 어제부터 전 세계 입국자로 확대했다. 공항에서 1차로 거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역부족이라는 사실을 정부 통계가 말해준다. 지난 두 달간 해외에서 감염돼 입국한 사람이 79명인데 이 중 16명(20%)만 공항 검역에서 확인됐다. 나머지는 무증상·경증 상태에서 공항 검역을 무사 통과했다. 이것은 방역이라고 할 수 없다.

외국 감염원 유입이 늘자 대만은 어제부터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는 초강력 조치 실행에 들어갔다. 그런데 우리는 공항 검역이 사실상 효과가 없는 걸 알면서도 여전히 특별입국절차에만 매달리고 있다. 초기에 중국발 입국 차단을 하지 않은 잘못이 부각될까 봐 '입국 차단'이라는 방역의 기본 중의 기본을 계속 거부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방역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 최근 유럽발 입국자는 하루 수백 명 수준으로 과거에 비해 대폭 감소했다. 하지만 무증상 감염자 한 명이 언제 수퍼 전파자로 돌변할지 모른다. 더 강한 변종 바이러스가 유입될 수도 있다. 유럽을 비롯한 고위험국의 외국인 입국 금지, 입국 후 14일간 격리 의무화 등 더 강력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 이미 유럽 거의 대부분 나라가 한국인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 '중국' 창문 열어둔 채 모기 잡는 방역 실패가 되풀이돼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