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찍게 하고 이를 보안메신저 텔레그램에 유포한 ‘텔레그램 N번방 성범죄’ 사건의 핵심 피의자 20대 조모씨가 결국 구속됐다.

조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맡은 서울중앙지법 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9일 오후 조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원 부장판사는 "피해자들에게 극심한 고통을 가했을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왜곡된 성문화를 조장했다는 점에서 사안이 엄중하다"며 "불법으로 취득한 개인정보를 이용해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위해를 가하겠다고 고지하는 등 피해자에 대한 위해 우려가 있다"고 했다. 이어 "범죄 혐의가 상당부분 소명됐고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도 있다"며 구속영장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19일 서울중앙지법 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일명 ‘N번방 사건’ 핵심 피의자 조모(가운데)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앞서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전날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조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조씨는 텔레그램에서 이른바 ‘박사방’이라는 음란 채널을 유료로 운영한 혐의를 받는다. 이 단체 대화방에는 미성년자 등 여러 여성을 상대로 한 성 착취 영상과 사진이 다수 올라왔다. ‘박사’라는 닉네임을 쓰는 운영자는 여성들을 협박해 성 착취 영상물을 찍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암호화폐 등으로 대화방 입장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지난 16일 경찰에 체포됐다. 조씨는 범행을 부인하지만, 경찰은 여러 정황상 조씨가 박사방을 운영한 게 맞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이튿날 새벽 서울 종로경찰서 유치장에서 자해를 시도해 가벼운 상처를 입었으나 병원 치료 후 다시 입감됐다. 당시 조씨는 이송된 병원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의심증세를 보여 한때 서울지방경찰청과 종로경찰서 일부가 폐쇄되는 소동도 일어났다. 조씨는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

N번방 성범죄 사건을 수사해 온 경찰은 현재까지 A씨를 포함해 총 14명을 검거했다. 이 가운데 4명은 구속하고, 6명은 불구속 상태로 수사해 조만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나머지 3명에 대해서는 계속 조사 중이다.

경찰은 조씨의 신상을 공개할지도 검토 중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신상을 공개했을 경우 실익과 부작용 등을 살펴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에 안건을 상정할지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날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 신상공개 및 포토라인 세워주세요’라는 청원이 올라와 이날까지 12만 명 이상이 동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