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색 배경 선관위 블로그에 親文 네티즌 반발
"통합당 연상" "불법선거운동" 항의… '좌표찍기'로 민원 쇄도
선관위 "통합당 등록 이전 결정된 색상… 실제론 많이 다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운영하는 공식 블로그 배경화면 색상이 핑크색에서 흰색으로 바뀌었다. 핑크색이 미래통합당을 떠올리게 한다는 민원이 선관위에 빗발치면서 벌어진 일이다.
19일 선관위에 따르면 지난 17일 선관위가 운영하는 블로그 배경 화면을 전면 수정했다. 지난 1일 봄을 맞아 블로그 배경 화면에 ‘아름다운 선거, 행복한 대한민국’이라는 문구와 함께 벚꽃과 큰 구름을 그려 놓았는데 색깔이 ‘핑크색’인 게 논란이 됐다.
특히 딴지일보 등 친문 성향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선관위의 핑크색이 지난 17일 출범한 통합당의 당 색깔(해피 핑크)과 유사하다"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16일 딴지일보에는 "선관위 블로그를 불법선거운동으로 선관위에 신고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선관위가) 색깔 쓴 X라지를 봐라. 특정 당이 생각나게 하는 핑크색 사용은 선거법뿐 아니라 공무원 정치중립 위반"이라는 내용이었다.
선관위에 민원을 독려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게시글 작성자는 "한두 명 신고해봤자 귓등으로도 안 들을테고 1000명만 몰려가서 신고하면 아마 디자인 바꾸지 않을까 싶다"며 선관위 홈페이지 질의·신고 링크를 공유했다. 이른바 ‘좌표 찍기’다. "신고 완료" "동참했다" "뭐라도 답변 오는지 보자" 등의 댓글이 달렸다.
결국 선관위는 지난 17일 오전 블로그 배경 화면에 있던 핑크색 구름을 흰색 구름으로 수정했다. 지난 16일부터 선관위에 "특정당의 색깔을 쓰는 건 불법선거운동" 등의 민원이 쏟아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선관위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항의 민원이 많이 들어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돼 수정 조치를 했다"며 "다만, 특정 커뮤니티에서 시작된 민원 때문은 아니다"라고 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핑크색은 지난 2017년부터 선관위 온라인 홈페이지, 포스터 등에 자주 등장해왔다. 그동안 빨강, 파랑, 초록 등 기존 특정 정당을 연상케 할 수 있는 색상 사용을 가급적 피해왔기 때문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사실 통합당이 정식으로 색상을 등록하기 전부터 블로그 배경 디자인은 결정된 사안이었고 실제로는 통합당 색상과 많이 다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전날 한 홈쇼핑 방송에서도 핑크색 점퍼를 입고 선거 유세를 하는 듯한 장면을 내보냈다가 곤욕을 치렀다. 출연자들의 분홍색 점퍼가 통합당의 상징색인 '밀레니얼 핑크'와 비슷한 데다 제품 가격 2만 5910원에서 숫자 2를 크게 강조하면서 통합당을 지지하는 식으로 비친 것이었다. 홈쇼핑 측은 "해당 영상은 통합당 출범 전인 지난해 12월 제작된 녹화 방송이었다"며 "민감한 시점이란 걸 생각하지 못했다"라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