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인당 약 120만원 상당 수표 지급 제안
일본 정부, 1인당 최소 14만원 현금 지급 방안 검토 중
양국 의회도 '긍정 반응'...美 공화·민주 '찬성' 한 목소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인들에게 최소 1000달러(약 123만원)의 수표를 보내 우한 코로나(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을 완화할 것을 제안했다. 2주 안에 즉시 수표를 지급해 수천억달러를 미국 경제에 신속히 투입할 것을 제안하면서 구체적인 금액과 지급 방식을 두고 의회 논의가 오가고 있다.

일본 정부도 국민들에게 1인당 최소 14만원의 현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세계 경제 대국인 미국과 일본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1년만에 처음으로 현금(또는 수표) 지급 검토에 나서면서 전례없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지원 방안에 촉각이 쏠리고 있다. 미국과 일본 의회에서도 대체로 긍정적인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18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한 코로나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수표를 지급하자고 언급했다며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현재로선 공화당과 민주당 내부에서 모두 수표 지급에 대한 지지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백악관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대 1조2000억달러(약 1486조5600억원)에 달하는 경제 지원 패키지를 제안했고 며칠 안에 의회가 이를 통과시키길 촉구하고 있다. 이는 현재 임금을 받는 근로자들에 대한 대규모 감세와 항공 산업에 500억달러, 중소기업에 2500억달러를 제공하는 것도 포함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당초 8500억달러의 경제 지원 패키지를 논의해왔지만, 우한 코로나가 미국에서 급속히 번지면서 금액도 불어났다. 현재 급여세 감면 조치도 시행하고 있지만, 직접적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대중에게 효과적인 정책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날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언론 브리핑룸에서 "위기에 몰린 미국인들에게 즉시 수표를 보낼 계획"이라며 의회 지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부유층을 제외하고 위급한 사람들에게 1000달러를 지급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각계각층의 미국인들을 혼란스럽게 한 예측 불허의 바이러스를 잡기 위해 애쓰면서 경제에 대한 도전은 단기적으로 힘들겠지만, 결국 경제가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000달러 지급에 대한 세부 사항은 아직 불분명하지만, 일단 지난 2008년 2월 미국 경제가 침체되던 시기 ‘플레이북’을 떠올릴 수 있다. 당시 1인당 평균 600달러의 지급액을 제공하며 몇달 안에 미 경제에 1000억달러 이상을 투입했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는 4월 말까지 2500억달러의 수표 지급을 제시했고 4주 후에도 국가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총 5000억달러의 수표를 추가로 지급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경제학자들은 1930년대 이후 최악의 경기 침체의 영향을 억제하기 위해 발휘한 가장 효과적인 조치 중 하나라고 결론을 짓기도 했다. 이는 미국이 2008년 7000억달러의 은행 구제금융이나 2009년 거의 8000억달러의 경제회복법안을 추진한 것보다 더 큰 규모이기도 하다.

18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와 여당도 우한 코로나 긴급 경제대책에 국민들에게 최소 14만원의 현금을 나눠주는 정책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례 없는 사태에 연령이나 소득 제한 없이 현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지급액은 경제 침체 당시 2009년에 지급했던 1만2000엔(13만8000원)을 웃도는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시 18세 이하와 65세 이상에게는 2만엔(23만원)을 줬다.

이번 경제대책의 규모는 최소 15조엔(172조7200억원) 수준일 것이라는 전망이 자민당 내에서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말에도 13조2000억엔(152조원) 규모의 경제대책을 내놨는데, 현 시점에서 이보다 더 큰 규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일본 제1야당 입헌민주당도 육아 가정에 대한 현금 지급, 소비세 감세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정부의 현금 지급안을 두고 미국과 일본 의회에서도 긍정적인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현금 지급으로 인한 소비 진작 효과와 각국의 세수, 경제 상황을 두고 일부 이견도 적지 않다.

미 공화당과 민주당 내에서는 긍정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톰 코튼 공화당 상원의원은 하원이 압도적으로 통과시킨 경제지원안을 검토하고 나서 "기존 시스템을 이용해 가능한 한 빨리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의 손에 현금을 쥐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들이 몇 달안에 손에 돈을 넣을 수 있고 이것이 빠르게 경제로 순환되면서 급여 감면과 같은 다른 조치들보다 더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공화당의 미트 롬니 상원의원과 민주당의 셔로드 브라운 상원의원은 1000달러의 급여를 주장했고 민주당의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가족들을 위한 ‘비상 현금’을 요구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대부분의 미국 가정들이 저축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 돈이 직장을 잃거나 식료품과 같은 필수품 구입에 쓰이거나 임대료나 다른 청구서를 충당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산정책센터의 재러드 번스타인 이코노미스트는 "만약 수표가 2주 안에 나간다면, 3주 안에 경제 상승세가 나타날 것"이라면서 "그만큼 사람들이 압박을 받고 있고 그 수표들은 바로 담보 대출이나 신용카드와 같은 부채 상환과 식료품 구입에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디스의 한 애널리스트는 "2008년에도 현금 지급으로 인한 세금 환급이 미국 경기 침체를 완화한 가장 효과적인 조치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의 일부 경제학자들은 이번 사태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돈을 직접 지급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보고 있다. 미국 정부의 세수 손실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일본에서는 현금 지급으로 인한 소비 진작 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란 목소리가 적지 않다. 2009년 국민들에게 총 2조엔(23조원) 규모의 현금을 지급했으나 이를 사용하지 않고 저축하는 국민들이 많아 소비 지표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지난해에 인상했던 소비세율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0월 소비세율을 8%에서 10%로 올렸는데 이 여파로 소비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다만 정부는 "6개월도 안돼 정책을 되돌리면 현장에 혼란이 커진다"고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