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교회서 집단감염 잇따라… 중소 교회로 감염 불씨
섣부른 종교활동 재개에 지역사회 방역 체계 균열 우려
道 "종교계, '사회적 거리두기' 다시 한번 동참해 달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종교집회 자제 요청에도 경남 지역 교회 2곳 중 1곳 이상이 최근 주일예배를 강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종교 예배로 인한 집단감염 사례가 이어지는 상황이라 섣부른 종교활동 재개로 자칫 지역 사회 감염병 방역 체계에 균열이 가지는 않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7일 경남도에 따르면 지난 15일 도내 기독교 교회 2585곳 중 55%인 1426곳이 예배를 진행했다. 교회 2곳 중 1곳 이상에서 여러 신도들이 모여 예배를 본 셈이다. 이 중 1140곳은 예배를 축소해 진행했고, 286곳은 정상적으로 예배 행사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대구 신천지 교회에서 예배를 본 신도와 접촉자들이 무더기로 우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자 전국 지자체들이 종교행사 자제를 요청하고 나서 한동안 종교계에서도 동참 분위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약 2주간가 지난 뒤 일부 종교 시설에서는 집회와 모임을 다시 시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여건 상 온라인 예배 등을 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이 쉽지 않은 중·소형 교회들을 중심으로 예배당 예배가 다시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경기 성남시 은혜의 강 교회에서는 17일 오후 6시 기준 신도 등 총 54명의 우한코로나 확진자가 쏟아졌다. 이 교회에서는 지난 1일과 8일 예배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남에서도 ‘대한예수교침례회 거창교회’ 관련 확진자만 10명이 발생하는 등 종교 시설 관련 집단감염 사례가 있어 최근 일부 교회의 예배 강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지자체는 종교 시설에 대해 예배 여부를 강제할 수는 없기 때문에 감염병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일환으로 종교계의 동참을 거듭 요청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경남도 관계자는 "그동안 종교계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영상 예배는 물론 사회적 나눔 등을 통해 위기 극복에 많은 도움을 줬다"며 "경남 지역에선 최근 확진 추세가 주춤하고는 있지만 수도권 교회 집단감염 사례처럼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다시 한번 종교계 지도자들에게 당분간 집회와 모임을 자제해 주기를 부탁하고, 설득을 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