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위기" "경제적 충격 장기화" "미증유의 비상경제시국"
"위기관리, 한 치 방심도 없어야··· 금융·외환 시장 불안에 신속히 대응하라"
"유동성 공급 적기에 이뤄져야··· 경제 기반 와해와 더 큰 사태 악화 막아야"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우한 코로나(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상황과 관련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심각한 양상이라며 직접 비상 경제 회의를 주재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미증유의 비상 경제 시국"이라며 경기 침체 장기화 가능성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세계 경제가 경기 침체의 길로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며 "지금 상황은 금융 분야의 위기에서 비롯됐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양상이 더욱 심각하다"고 말했다. "일상적 사회활동은 물론 소비·생산활동까지 마비되며, 수요와 공급 모두 급격히 위축되고 있고,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이 동시에 타격을 받고 있는 복합위기 양상"이라며 "인적 교류가 끊기고 글로벌 공급망의 뿌리부터 흔들릴 수 있어 경제적 충격이 훨씬 크고 장기화될 수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미증유의 비상경제시국"이라며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비상경제회의를 통해 특단의 대책과 조치들을 신속히 결정하고 강력히 대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비상경제회의가 곧바로 가동할 수 있도록 빠르게 준비해달라"며 "비상경제회의는 비상경제시국을 헤쳐나가는 경제 중대본(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으로, 코로나19와 전쟁을 하고 있는 방역 중대본과 함께 경제와 방역에서 비상국면을 돌파하는 두 축이 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특단의 경제대책을 신속·과감하게 내놓아야 할 것"이라며 "유례없는 비상 상황이므로 대책도 전례가 없어야 한다. 지금의 비상 국면을 타개하는데 필요하다면 어떤 제약도 뛰어넘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실효성 있는 방안이라면 그것이 무엇이든 쓸 수 있는 모든 자원과 수단을 총동원해야 한다"며 "비상한 대응에는 특히 타이밍이 중요하므로 과감하게 결단하고 신속하게 집행해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추경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32조원 규모의 종합대책이 조기 집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달라"면서도 "이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고 특단의 지원대책이 파격적 수준에서 추가로 강구돼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고 했다. 이어 "내수 위축은 물론 세계 경제가 침체로 향하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와 민생을 지키기 위해서 불가피하다면 더한 대책도 망설이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어려운 때일수록 더욱 힘든 취약계층, 일자리를 잃거나 생계가 힘든 분들에 대한 지원을 우선하고 실직의 위험에 직면한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보호해야 한다"며 "경제 위축으로 직접 타격을 받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쓰러지지 않도록 버팀목이 되는 역할에도 역점 둬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위기관리에 한 치의 방심도 없어야 하겠다"며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의 불안에 신속히 대응하면서 기업들이 자금난으로 문을 닫는 일이 없도록 필요한 유동성 공급이 적기에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이 같은 우선적 조치를 통해 경제 기반이 와해되거나 더 큰 사태로 악화되는 것을 막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를 진정시켜 나가면서 대대적인 소비 진작과 내수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본격 추진해 나갈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세계적으로도 세계 각국이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시행하게 될 것"이라며 "그 계기를 우리 경제의 경기 반등 모멘텀으로 만들어내는데 역량 집중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날 국무회의 참석자들은 사회자 요청으로 마스크를 쓰고 회의를 했다. 국무위원 대부분은 1회용 보건마스크가 아닌 면마스크를 사용했다. 문 대통령은 노란색 천에 흰 끈이 달린 모양의 마스크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