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코로나 바이러스로 손님이 줄어들면서 궁여지책으로 배달 서비스에 나선 대구 음식점을 돕기 위해 대구의 자영업자들이 포장 용기 구입비를 기부했다.
페이스북의 대구 맛집 소개 페이지인 '대구맛집일보' 운영자인 하근홍(37)씨는 지난 11일 "용기(容器)를 드릴 테니 용기(勇氣)를 내세요"라는 글을 올렸다. 대구맛집일보는 주로 음식점과 관광지를 홍보했지만 지난달 21일부터는 사정이 어려운 음식점들이 보내오는 할인 정보 등을 무료로 올리고 있다. 도움받은 업체들을 통해 페이지가 소문을 타자 어려운 소상공인에게 써달라며 대구의 자영업자 4명과 뉴욕 교포가 성금 500만원을 보내왔다. 이들이라고 사정이 넉넉한 것은 아니다. 카페 '커피맛을 조금 아는 남자'를 운영하는 김현준(41) 대표는 성금을 보내게 된 이유에 대해 "저도 매출이 80% 이상 떨어졌는데 매달 월세·공과금 등 고정비용 4500만원은 그대로"라며 "돌아보면 더 어려운 분이 많아 보여 기부하게 됐다"고 했다.
하씨는 모인 성금 중 300만원을 포장 용기 구입비로 정해 가게 30곳에 기부하기로 했다. 코로나 때문에 처음으로 배달 혹은 포장 서비스를 도입한 매장이 대상이다. 대구 음식점 중에는 몇 주째 손님이 한 명도 찾지 않는 상황을 보다못해 처음으로 배달 서비스에 뛰어든 식당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씨는 "홀 영업만 하던 매장이 포장 서비스를 개시하고부터 주문이 늘어 회생했다는 제보가 많았다"면서 "포장 판매를 처음 시작하는 가게를 돕는 게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용기 구입비는 매장 1곳당 10만원씩 지급된다. 용기 200~500개를 살 수 있으며 매장에선 일주일 정도 쓸 수 있다. 업주가 포장 용기를 구입한 인증샷을 보내면 하씨가 10만원을 보낸다. 대구 쌈밥집 '향원'도 개점 20년 만에 처음으로 배달 포장 서비스를 도입해 용기를 받는다. 김혜경(63) 향원 대표는 "25테이블에 음식 나르기도 바빴는데 이젠 손님이 없어 포장을 시작했다"면서 "모두가 어려울 때 나눠주신 마음인 만큼 꼭 용기를 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