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도 베이징시가 16일부터 외국에서 오는 모든 입국자를 시정부가 지정한 곳에 14일간 격리하고 숙박·식사 등 비용을 격리된 사람이 내게 한 데 대해, 주중 한국대사관이 베이징시에 항의했다. 중국 정부기관인 관영 매체들도 베이징시의 입국자 격리 강화 조치가 외국에 있는 사람은 베이징에 오지 말라는 뜻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장하성 주중 한국 대사는 16일 베이징 특파원단을 만나 "전날 베이징시가 갑자기 강화된 격리 조치를 발표한 후 바로 항의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장 대사는 "(베이징) 거주자에 대해서는 시정부 지정 장소가 아닌 집에서 자가격리를 하도록 전환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아직 답변이 없다"고 밝혔다.

베이징 시정부는 전날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폐렴 전염병 방제 업무 브리핑에서 16일 0시부터 모든 입국자는 증상 유무와 상관없이 집중 관찰 장소에서 14일간 격리 관찰을 받는다고 발표했다. 집에서 자가격리를 하던 것보다 강화된 조치다. 베이징시는 집중 격리 관찰 기간 숙박비, 식사비 등 관련 비용도 모두 격리된 사람이 부담하게 했다.

중국 베이징의 쇼핑가 싼리툰에 베이징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폐렴 대응 방안을 한글로 적은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이 안내문은 중국어, 한국어, 일본어 3개 언어로 적혀 있다.

베이징시는 이번 집중 격리 조치가 해외 전염병 유입과 확산을 막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역유입된 사례가 잇따르자 사실상의 입국 제한 조치를 취한 것이다. 14일 베이징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신규 감염자는 5명으로, 모두 외국(스페인 3명, 이탈리아 1명, 태국 1명)에서 들어온 사람이다. 15일 신규 감염자 4명도 모두 외국(스페인 2명, 이탈리아 2명)에서 베이징에 온 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장 대사는 "이번 조치가 한국과 일본처럼 특정 지역이 아니라 모든 전 세계에서 오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상황이 쉽게 풀릴지 현재로선 판단이 어렵다"며 "다른 나라 대사관과 상황을 긴밀히 공유하고 있다"고 했다. 베이징시는 전날 새 조치 발표 직전에야 한국대사관에 통보했다.

주중 한국대사관은 서우두국제공항에 직원들을 파견해 한국에서 이날 입국하는 한국인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날 한국에서 서우두공항으로 들어오는 항공기는 3편(중국국제항공 2편, 대한항공 1편)이다. 전날 파악된 탑승 예정자 중 한국인은 총 45명이다.

입국자가 격리될 장소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중 한국대사관 고위 당국자는 "오전에 파악하기론 베이징시 각 구별로 어느 호텔에 외국인을 격리할지 저희한테 알려주지 못할 만큼 준비가 안 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이달 8일 중국 남부 푸젠성 취안저우시에서 격리 시설로 쓰이던 7층짜리 호텔이 2초 만에 무너진 사고가 발생한 후, 주중 한국대사관과 지역별 한국 총영사관은 한국 교민 격리 시설의 안전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을 해왔다.

주중 한국대사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 후 한국에서 중국에 온 한국인 중 감염자가 한 명도 없는 점을 들어 중국 측에 외부 시설 격리가 아닌 자택 자가격리를 할 수 있게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중 한국대사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 후 한국에서 중국에 온 한국인 중 감염자가 한 명도 없는 점을 들어 중국 측에 외부 시설 격리가 아닌 자택 자가격리를 할 수 있게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지방정부별로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격리 규정이 달라 그동안 혼란이 컸다.

대사관 고위 당국자는 "베이징은 한국인이 많이 들어가고 나가는 지역이기 때문에 베이징시의 (격리 강화) 조치가 다른 지역에 영향을 미칠까 상당히 걱정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