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질병관리본부등과 협의해 결정할 문제"
순차 개학 제안에는 "고교만 미루면 설득력 약해"
방역당국 "교육부와 논의 중, 최대한 빨리 결정"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개학은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의 핵심인 '사회적 거리두기'에 정면으로 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는 23일로 다가온 개학 일정과 관련해 교육부와 방역당국이 추가 연기 필요성을 논의 중인 가운데, 개학 연기에 무게를 둔 것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페이스북

조 교육감은 14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교육부가 질병관리본부 등과 협의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에 근거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면서 "서울교육을 책임지는 입장으로 개인적으로는 개학연기가 불가피하다는 일차적 사고를 하고 있다"고 했다.

조 교육감은 "국내는 일부 진정세가 있지만 WHO가 '글로벌 대유행(팬데믹)'을 선언해서 각 국이 더욱 근본적인 대책을 취하고 있는 상황이 됐다"면서 "현재 코로나 대책의 핵심이 '사회적 거리두기'인데, 개학은 이러한 대책 자체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하루 종일 마스크를 쓸 수도 없고, 급식할 때는 마스크를 벗어야할 어쩔수 없는 상황이 되기도 한다"면서 "감염학생이 나와 학교 차원의 감염이 이뤄지면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학과 교육업계 전반의 문제에 대한 고민도 드러냈다. 조 교육감은 "학교만이 문제가 아니라 '학원휴원'의 명분도 없고, 모든 학원들이 다 열게 될 것"이라면서 "이런 상황은 방역당국 입장에서도 '머리를 싸매야 하는' 상황이 된다"고 했다.

개학 추가 연기로 맞게 될 난제도 언급했다. 조 교육감은 "공무직을 포함해 방과 후 학교 강사, 사립유치원 원비 문제 등 난제들이 있고, 1학기 수업결손 문제 이어서 수능 연기 등으로까지 연결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면서 "만일 연기를 하면 교육계의 '재난 기본소득'을 사고하는 수준에서의 비상한 대책도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부모님들이 아이들을 3주 데리고 있었는데 '더 버티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아이들은 너무 '근질근질해' 한다"고도 했다.

조 교육감은 (초중고)학교급별 순차적 개학 제안에 대해서는 "고등학교는 대학입시와 연관되기 때문에 여러 복잡한 연쇄 문제들이 많이 있다"면서 "고교만 개학연기하는 것은 앞서 개학을 하는 경우에 대한 여러 우려들을 비켜갈 수 없기 때문에 설득력이 약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조 교육감은 "지혜를 구한다, 여러분 생각은 어떠느냐"며 단정적 표현은 피했다.

방역당국은 이날 감염병위기대책전문위원회에서 개학 추가 연기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홍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개학 추가 연기 필요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뉘고 있는데, 교육부, 질병관리본부와 논의를 하고 있다며 "학부모가 개학을 준비해야 하는 부분을 고려해서 최대한 빨리 결정을 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와 관련해 다음주 중 개학 추가 연기에 대해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교육부 측은 "여러 가지 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면서 "질병관리본부 등 보건당국, 감염병 예방 전문가 등과 협의하면서 시도교육감, 교육 현장 등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하고 중대본 협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개학 시기를 4월로 연기해야 한다며 지난 9일 게시된 국민청원글에는 이날 오후 4시 기준 9만289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개학을 하게 되면 밀폐된 공간에서 한명만 감염돼도 여러명이 집단 감염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학생과 학부모가 걱정하고 있다"며 "개학을 4월 이후로 연기해주시고 휴업 3단계로 조정해주길 간곡히 청원드린다"고 밝혔다. 같은 시각 지난달 19일 게시된 '초중고 전면적인 개학 연기를 요청합니다'라는 청원글에도 17만 9613명이 동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