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바리 회의실 문을 열고 “트로트 외길 인생”이라 자신을 소개한 스물세 살 대학생 이찬원, 곱슬곱슬 솟은 머리에 자기 몸만한 색소폰을 들고 “하동에서 온 정동원입니다”라고 소개하던 멜빵 바지 열두 살 정동원, 군인의 패기가 펄펄 넘쳤던 김희재. 지난해 가을, 바짝 긴장한 모습으로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 첫 문턱을 넘었던 이들의 풋풋한 모습이 최종 결승 무대에서 플래시백 됩니다. 현역으로 간간이 얼굴을 알린 장민호·영탁·임영웅과 영화 ‘파파로티’의 모델이었던 김호중 등 일부에게 알려지긴 했지만 어딘가 낯설어 보였던 그 첫 만남.

101인 예선 녹화가 있던 지난해 11월 서로를 처음 마주했던 이들은 어느 새 해를 넘기고 석 달이 지난 12일 ‘최후의 7인’으로 우리 앞에 섰습니다. 감성을 녹이는 치유의 목소리로, 때로는 익살스런 몸짓으로, 서로가 한 몸이 된 듯한 팀 경연으로, 한결 고급스럽고 세련된 트로트의 신세계로 우릴 인도했던 트롯맨들. ‘트롯맨=젠틀맨’이라는 공식을 만들어낸 그들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고통받는 국민들에게 정과 흥, 한이 넘치는 트로트의 맛으로 ‘마음의 방역’을 해주었습니다.

왼쪽부터 임영웅, 이찬원, 영탁, 정동원, 김호중, 김희재, 장민호.

결승전에 앞서 “이 자리 오기까지 24년 걸렸다. 동생들아 살살 해주면 안 되겠니?”라며 너스레를 떨었던 맏형 장민호, “이런 기회가 주어져 마냥 간절했고 아련한 감정”이었다는 김희재, “동료와 헤어지며 울컥도 해보고 즐거운 추억도 만들었다”는 영탁. 지난 석 달간 우리를 행복하게 해준 ‘트롯맨’들은 “우리 모두 각자의 성장드라마 한편을 찍었다”며, 어느때보다 화려하고 뜨거운 결승 무대를 선사했습니다.

12일 최종 우승자가 나왔어야 했지만, 무려 773만표를 넘어선 문자 투표 집계가 지연되면서 14일 오후 7시 55분 특별 생방송으로 발표가 미뤄졌습니다. 하지만 트롯맨들은 의연합니다. 끝날 때까지 게 끝난 게 아님을 그들이, 또 우리가 알기 때문이죠. 13일 화보 촬영장에서 다시 만나 형제애를 나눈 이들은, 14일 결승 발표 후 다시 프로그램 녹화에 들어갑니다. 19일 밤 10시 방송될 ‘토크콘서트 미스터트롯의 맛’을 위해서지요. 최종 결과 발표가 연기돼 누구보다 당혹스러울 법한 이들에게 현재의 소감을 물어봤습니다. 시청자 문자 투표를 제외한 결승전 중간발표 순위에 따라 소개합니다.

이찬원

‘찬또배기’ 이찬원

쫄깃쫄깃하고 스릴있는 시간이 더 늘어났구나 생각했습니다. 긴장을 더 이어가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지만, 정이 깊이 든 미스터트롯 7인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더 늘어난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습니다. 역설적이긴 한데, 결정의 순간이 미뤄진 것이 한편으로 좋기도 했습니다. 순위가 나뉘지 않고 똑같은 미스터트롯 참가자로 시간을 더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좋았으니까요.

‘임히어로’ 임영웅

이렇게나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실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문자 투표가 770만콜을 넘었다는 것이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정도로 현장에 있는 모든 분들 역시 당황해서 단체 멘붕이 왔었어요. 그만큼 뜨거운 관심 속에 우리가 있다는 게 정말 감사하고, 영광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트롯 쾌남’ 영탁

서버에 오류가 났다는 얘기를 듣고 멤버들과 주변 분들께 이전에 다른 경연 프로그램의 국민투표는 어느 정도였나 바로 물어보게 됐습니다. 100만 건이 넘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제서야 문자 투표 770만건이라는 어마어마한 수치를 체감하게 되었고, 이런 과분한 사랑과 관심이 놀랍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했습니다. 국민들의 사랑에 보답할 수 있게 더욱더 좋은 에너지, 좋은 음악을 들려 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정동원

‘하동 프린스’ 정동원

여기까지 올라온 것만으로도 저는 너무 꿈만 같아요. 결승 무대까지 오는 동안 많은 형들과 삼촌들이 챙겨줘서 고맙고 또 팬분들이 많이 아껴줘서, 그리고 TV조선 작가님들과 관계자분들이 많이 챙겨줘서 행복하고 즐거웠습니다. 누가 일등이 될지는 모르지만 진심으로 축하하고 앞으로도 즐겁게 지내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호중

‘트바로티’ 김호중

우선 결승 무대가 끝나서 속이 너무 후련합니다! 제가 미스터트롯에 도전하면서 하고 싶었던 모든 걸 했던 것 같습니다. 제 안에 있는 또 다른 모습을 꺼내주고 발견해준 프로그램이어서 너무 감사합니다. 7인 모두가 고생했고 많은 분들께 사랑을 받아서 너무 행복합니다.

김희재

‘울산 이미자’ 김희재

어제 하루는 정말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고 있구나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나 많은 국민분들께서 투표를 해주셨다는 것에 놀라웠고 그만큼 저희 미스터트롯 7명이 가장 행복한 날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늦은 시간까지 저희와 함께 긴장하며 결과를 기다리셨을 텐데 국민 여러분께 약속된 시간에 결과를 알려 드리지 못해 죄송한 마음과 또 늦은 시간까지 함께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함께 듭니다. 국민분들께서 투표해주신 소중한 한 표 한 표가 잘 집계되어 여러분의 미스터트롯이 탄생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앞으로도 좋은 노래와 무대 보여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김희재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장민호

‘트롯계 BTS’ 장민호

큰 응원 해주신 국민 여러분 감사합니다. 770만 콜이 넘었다고 들었습니다. 상상할 수 없는 많은 응원으로 집계에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려서 결과 발표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고 합니다. 밤새 응원하며 기다리신 국민 여러분께 죄송합니다. 하지만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 것이 신기하고 감사한 마음이기도 합니다. 곧 결과 발표를 할 것이라고 하니, 저희 미스터트롯 7인과 끝까지 함께 해주십시오. 보내주신 응원과 사랑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