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 시각) 이탈리아의 우한 코로나(코로나19) 사망자가 631명으로 늘어났다. 누적 확진자는 1만명을 넘어섰다. 이탈리아 전역에 사상 초유의 주민 이동 제한령이 발표된 가운데 보다 강력한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이날 오후 6시 기준 우한 코로나 사망자가 전날보다 168명 급증한 631명이라고 발표했다. 지난달 말 우한 코로나 확산이 본격화된 이래 일일 최대 증가치를 또 경신했다.

이탈리아에서 10일 오후 6시(현지 시각) 기준 우한 코로나 확진자가 1만149명, 사망자가 631명으로 늘어났다.

이탈리아의 누적 확진자는 하루 사이 977명이 늘어난 1만149명으로 집계됐다. 누적 확진자가 1만명을 넘어선 것은 지난달 21일 북부 롬바르디아주에서 첫 지역 감염이 확인된 이래 18일 만이다. 다만 확진자 증가세는 다소 누그러져 지난 7일 이래 3일 만에 신규 확진자수가 1000명 밑으로 떨어졌다.

누적 확진자 대비 누적 사망자 비율을 나타내는 치명률도 6.2% 상승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집계한 세계 평균(3.4%)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수 모두 세계적으로 중국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

전날 이탈리아 정부는 우한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에 사상 초유의 이동 제한령을 내렸다. 당초 북부 지역에 발효된 주민 이동제한령을 전역으로 확대한 것이다. 기한은 10일부터 내달 3일까지다.

이에 따라 6000만명에 이르는 전 국민은 업무, 건강상 필요 등의 합당한 사유 없이 거주지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없다. 식료품과 의약품 구입 등을 위한 경우가 아니면 되도록 집 안에 머물러야 한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동 제한령이 떨어진 첫날, 이탈리아인들은 거리와 상점, 교회, 축구장 등을 모두 피하고 대다수가 집에 머물렀다. 콜로세움과 트레비 분수, 성 베드로 대성당 등 주요 관광지도 폐쇄되면서 오가는 사람이 없었다.

일부 사람들은 슈퍼마켓 밖에 줄을 서서 생필품과 식료품 등을 구입했다. 한 번에 몇명씩만 입장할 수 있었다.

이탈리아 정부는 고령층 인구가 많은 이탈리아 특성상 노인들을 보호하고 보건 시스템의 붕괴를 막기 위해 ‘공동의 희생’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비록 절대적인 봉쇄 조치는 아니지만, 불가피한 사유가 아닌 이상 되도록 협조를 부탁한 것이다.

실제로 제복을 입은 경찰과 군인들은 전국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일부 사람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움직임과 관련해 공식적인 양식을 작성하라고 요구했다. 양식을 거짓으로 기재하면 처벌을 받게 된다.

볼로냐 기차역의 경찰 검문소 옆에 있던 발렌티나 시콜론은 이 상황에 대해 "초현실적"이라면서 "일하는 호텔의 개조 공사를 감독하기 위해 밀라노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에서는 매일 오후 6시마다 보건 관계자들이 늘어난 우한 코로나 감염자와 사망자수를 업데이트 하고 있다. 일부 노인들은 거리가 ‘전시 상황’과도 같다고 말했다.

롬바르디 베르가모의 한 병원 의사는 "그야말로 전쟁은 일어났고 전투는 밤낮으로 중단되지 않는다"면서 "이 상황은 의사들은 압도하는 ‘전염병적 재앙’"이라고 말했다.

로마의 택시 운전사 안드레아 아르칸겔리는 "가게들이 문을 닫은 것은 명령이 아니라, 아무도 나가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 초콜렛 상점의 세일즈 담당자인 나디아 부치아렐리는 "사람들이 겁을 먹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쪽 지역 관료들을 포함해 일부 고위층에서는 본질적으로 모든 상업 활동과 대중 교통을 중단시킬 수 있는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장 많은 감염자가 나온 롬바르디 지역의 아틸리오 폰타나 주지사는 "확실하게 해야할 때"라고 말했다. 많은 관계자들은 전체 폐쇄 조치가 2주 동안 지속되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고 이 요청이 빠른 시일 내에 로마 정부의 승인을 받길 바라고 있다.

마테오 렌지 전 총리는 인터뷰를 통해 "유럽 전역을 구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법령과 같은 전면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오늘날 ‘레드존’은 이탈리아지만, 열흘 후면 마드리드, 파리, 베를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루카 자이아 베네토 주지사 역시 "완전한 폐쇄를 포함한 더 엄격한 조치들이 고통을 끄는 것보다 더 낫다"고 말했다.

한편 우한 코로나는 이탈리아에 이어 이란, 한국 등의 상황이 가장 심각하다. 유럽국 중에선 스페인, 프랑스, 독일 등에서 확진자가 1000명을 훌쩍 넘었다. 네덜란드, 스위스, 영국, 스웨덴, 벨기에, 덴마크, 노르웨이, 오스트리아 등 유럽 곳곳에서 확진자가 계속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