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간접 접촉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한 코로나 검사를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 내 우한 코로나 감염자수가 대폭 늘어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건강 상태와 미국 경제에 대해 장밋빛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자신의 부동산 재산이 피해를 입을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일(현지 시각)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방문해 취재진 앞에서 발언하는 CDC 관계자 옆에서 우한 코로나의 전자현미경 사진을 들어 보이고 있다.

10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은 스테파니 그리샴 백악관 대변인이 "트럼프 대통령은 확진자라고 알려진 누구와도 장기간 밀접 접촉을 하지 않았고 아무런 증상도 보이고 있지 않아 우한 코로나 검사를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리샴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건강하고, 주치의가 그의 건강 상태를 계속해서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8일 CNN 등 주요 외신은 지난달 열린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의 한 참석자가 7일 우한 코로나 양성 반응을 보였고, 이튿날 그와 악수했던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과 폴 고사 상원의원이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회의를 주최한 미국보수주의연맹(ACU)은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확진자와 같은 회의에 참석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전날 그리샴 대변인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건 독감과 비슷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손을 매우 잘 씻고 항상 손소독제를 사용한다"며 "그는 이번 일을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스스로 확진자와 접촉했다고 밝힌 맷 슐랩 ACU 의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회의에서 악수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확진자와 간접 접촉해 전염됐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백악관은 이를 일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자신의 건강 상태에 자신감을 내비친 것은, 우한 코로나가 미국 사회에 미칠 영향을 과소평가해온 그의 낙관적인 태도와도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한 코로나로 인한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는 것이, 우한 코로나로 피해를 입을 자신의 재산을 고려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수십년간 부동산, 호텔 등의 분야에서 사업가로 활동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에 자신의 사업들을 매각하지 않아 정치적 동기에 대해 사람들의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한 코로나 사태에 대해 보인 첫 반응 가운데 하나는 ‘주식을 매수할 기회’라고 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전날 다우존스 지수는 7.8% 급락하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증시 폭락의) 원인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의 갈등으로 인한 국제유가 하락과 가짜뉴스 때문"이라며 우한 코로나의 영향을 과소평가했다. 또 그는 백악관 브리핑에서도 "우리는 위대한 경제, 강력한 경제를 지니고 있다"며 경제 상황을 낙관했다.

지난 6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분도 알다시피, 많은 사람들이 이곳(미국)에 머물고 있고 이곳에서 사업을 시작할 것"이라며 우한 코로나의 위험성이 커졌음에도 경제와 금융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사람들에게 여행을 하고 미국 기업을 애용 및 후원할 것을 촉구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그리고 그들(미국인들)은 미국의 리조트에 갈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리조트에 자신의 것도 포함될 것"이라며 "어떤 대통령도 자신의 정치적 운명을 주식시장과 긴밀히 엮지 않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