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대담식 심야 토크쇼를 개척한 재미교포 코미디언 자니윤씨(한국명 윤종승)가 8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향년 84세로 숨을 거뒀다.

국내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미국식 대담 토크쇼 ‘자니윤쇼’를 진행했던 자니윤씨가 향년 84세로 세상을 떠났다.

1936년 충북 음성에서 태어난 윤씨는 서울 성동고를 졸업한 후 미국으로 떠나 웨슬리언대학교 성악과에서 학업을 이어갔다.

대학을 졸업한 후 미국에서 영화배우와 코미디언으로 활동하던 그는 60년대 미국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자니 카슨의 ‘더 투나잇 쇼’에 출연하면서 인생에 큰 전환점을 마련했다.

이 프로그램의 동양인 최초 출연자인 윤씨는 넘치는 재치와 능청스런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고 이후 30회 넘게 출연하며 자신의 이름을 미국 전역에 알리는데 성공했다.

윤씨는 1989년 귀국, KBS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미국식 대담형 토크쇼인 ‘자니윤쇼’를 진행하며 국내에서도 인기를 모았다. 1990년 KBS에서 자니윤쇼가 종영한 뒤 이듬해에는 SBS로 자리를 옮겨 비슷한 콘셉트의 ‘자니윤 이야기쇼’의 진행자로 활약하기도 했다.

한 명의 진행자가 매회 다른 게스트를 초대해 이야기를 풀어가는 대담식 토크쇼는 자니윤 이후 ‘주병진쇼’, ‘이홍렬쇼’, ‘서세원쇼’ 등으로 계승됐다.

1979년 미국에서 자니 카슨의 토크쇼에 출연한 자니윤씨

그러나 한편에서는 성(性)이나 정치적 이슈 등 당시 우리 사회에서 민감하게 여겨졌던 소재를 갖고 자유롭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그의 진행 방식에 불편함을 느끼는 시청자들도 늘어갔다. 결국 자니윤의 토크쇼는 시청자들의 지속적인 항의에 SBS에서 2년을 채우지 못하며 막을 내렸고 그는 미국으로 돌아갔다.

한동안 국내에서 자취를 감췄던 윤씨는 2014년 박근혜 정부에서 한국관광공사 감사로 임명돼 돌아왔다. 그러나 임기 중인 2016년 뇌출혈로 쓰러졌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갔다. 이후에는 치매까지 발병하며 LA의 한 요양시설에서 지내고 있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치료와 요양 생활을 이거가던 그는 지난 4일 혈압 저하로 LA의 한 병원에 입원했지만, 결국 건강을 되찾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유족들은 평소 고인의 뜻에 따라 윤씨의 시신을 미국 캘리포니아대 어바인 메디컬센터에 기증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