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에서 진문(眞文) 공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조국 백서'의 저자인 김남국 변호사가 경기 안산단원을 전략공천이 확정되자 지역사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 선거를 준비했던 윤기종 예비후보 등은 9일 "적폐(미래통합당)에 의석을 양보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세월호 참사의 공범(共犯)으로 남고 싶은가"라고 했다. 안산단원을은 야권에선 미래통합당 3선 현역 박순자 의원이 단수 공천을 받았다.
이날 오전 안산시의회 앞에선 수십명의 지역 시민이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잘못된 결정"이라며 "안산에 연고도 없고 기반도 없는 사람을 청년전략공천이라는 명분으로 내려 보내는 낙하산식 처사는 승리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지난달 조국 전 장관에 쓴소리를 했던 금태섭 민주당 의원 지역구인 서울 강서갑 출마를 선언했었다. 그러나 민주당 이해찬 대표 등 지도부는 이번 총선이 '조국 대 반(反)조국'으로 흐를 수 있다며 논란이 커지자 김 변호사를 '청년 전략 후보'로 분류했다. 이어서 지난 8일 민주당 비공개 최고위원 회의에서 김 변호사를 안산 단원을에 공천하자 '낙하산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김 변호사는 강서갑 도전 당시에도 "연고는 없다"고 했었다. 김 변호사가 강서갑 출마 때만 해도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지지한다"는 글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엔 "다양한 이주민, 외국인이 모여 살고 세월호 아픔을 간직한 안산은 외부 정치인에 대한 배타적 감정이 크다"며 김 변호사 공천을 반대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공천 안 줬다가는 조국 지지자들이 난동을 부릴 테니 그거 무서워서 버려야 한다는 거 알면서도 못 버리는 것"이라고 했다. 비문(非文) 의원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민병두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내가 울타리가 없어서 컷오프가 된 것 아니냐"며 "15일 입장을 내놓겠다"고 했다. 자신이 친문이 아니기 때문에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현역 김진표 의원이 단수 공천된 경기 수원무에서 탈락한 임진 예비후보는 "경선으로 평가받고자 했던 청년 정치인은 '70대 중반의 4선 의원 공천'이라는 일방적인 결정에 짓밟혔다"고 했다.
미래통합당에선 공천에서 배제(컷오프)된 중진·현역들의 '공천 불복'과 탈당·무소속 출마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컷오프된 홍준표 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공천은 황교안 대표와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합작해 자행한 양아치 같은 공천"이라며 "막천(막장공천)으로, 원천무효"라고 했다. 홍 전 대표는 컷오프 철회를 황 대표에게 공개 요구하며 "경선도 좋다. 양산을에서 민주당 김두관 후보를 잡겠다"고 했다. 컷오프가 철회되지 않을 경우 홍 전 대표는 지역구를 옮겨 무소속 출마한다는 방침이다.
컷오프된 영남 현역 의원들의 '공천 불복'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경남에선 이주영(창원 마산합포)·김재경(진주을)·김한표(거제) 의원 등이, TK에선 곽대훈(대구 달서갑)·정태옥(대구 북갑)·김석기(경북 경주)·백승주(경북 구미갑) 의원 등이 공천에 불복, 무소속 출마를 검토 중이다. 충남 논산·계룡·금산에서 컷오프된 이인제 전 의원도 이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들은 "김형오 공천위가 사천(私薦)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택도 없는 얘기다. 무소속으로 나와도 당선이 안 될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