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에서 '대구·경북 비하' 발언이 계속되고 있다. 민주당 부산시당 관계자는 7일 "신천지와 코로나 위협이 대구·경북에서만 심각한 이유는 한국당과 그것을 광신하는 지역민의 엄청난 무능도 큰 몫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민주당 청년위 관계자는 "대구는 손절(損切·손해 보고 파는 일)해도 된다"며 "민주당을 지지하는 다른 지역은 안전해서 문 대통령에 대한 신뢰가 더 강해졌다"고 했다. 친문(親文) 방송인도 "코로나 사태는 대구 사태이자 신천지 사태"라고 했다. '대구 코로나' '대구 봉쇄' 논란으로도 모자라나. 궤변을 넘어 섬뜩하다.

대구·경북 주민이 고통받는 건 신천지 교인들의 집단 감염이 주요 원인이지만 그에 앞서 정부가 전문가들의 '중국인 입국 제한' 권고를 무시한 것이 근본 원인이다. 신천지 신도를 감염시킨 바이러스도 결국 중국에서 온 것이다. 문제가 된 대구 신천지의 예배는 지난달 9일과 16일이었는데 대통령은 13일 코로나 사태가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고 했다. 그런 정부 판단을 믿고 평상시처럼 행동한 사람들만 탓할 수 있나.

대구·경북에선 외국 같은 대탈출도, 사재기도 없었다. 외지 친척이 "당장 빠져나오라"고 해도 자발적 격리와 봉쇄를 택했다. 마스크를 중국에 팔지 않고 주민에게 나눠주는 지역 인터넷 쇼핑몰 대표도 있다고 한다. 식당은 손해가 뻔한데도 손님을 안 받고 포장·배달만 한다. 손님은 3명이 4~5인분을 시키며 식당을 돕는다. 건물주는 임대료를 내려주고 식당 주인은 그만큼 음식값을 깎아준다. 비하가 아니라 박수를 받아야 마땅하다.

현재 전국 감염의 80% 정도가 집단 감염이다. 신천지가 클 뿐 다른 집단 감염도 적지 않다. 앞으로 다른 지역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 그 지역도 '손절'할 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