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현지 시각) 새러 코디 미 샌타클래라 카운티 보건 책임자가 기자회견에서 "얼굴을 만지지 말라"는 코로나 예방수칙을 소개하던 중 발표문을 넘기기 위해 손가락에 침을 바르고 있다.

마스크가 일상화되지 않은 미국 등지에서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는 수칙 중 하나로 '얼굴을 만지지 말라'는 권고가 많이 나온다. 간단해 보이는 이 권고도 실천하기가 꽤 어렵다. 사람들에게 얼굴을 만지지 말라고 권하면서 정작 자신은 끊임없이 얼굴을 만지는 정치인과 당국자들이 미국에서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미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카운티의 보건 책임자는 지난달 말 기자회견에서 "코로나 감염 예방을 위해 얼굴을 만지지 말라"는 예방수칙을 소개한 뒤 1분도 채 되지 않아 손가락에 침을 발라 종이로 된 발표문을 넘기는 장면이 보도됐다. 5일까지 450만여명이 소셜미디어에 공유한 이 장면에 비판글이 줄줄이 이어졌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4일 우한 코로나 관련 브리핑에서 "나는 몇 주간 얼굴을 만지지 않았다. 나는 그게(얼굴 만지기) 그립다"고 자신만만해했다. 그러나 이 발언 이틀 전에 제약 회사 임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턱을 만지는 장면이 포착됐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미국 내 우한 코로나 대응 총괄 책임자로 임명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지난달 코를 만진 손으로 보건 당국 관계자들과 악수하는 모습이 현지 언론에 포착됐다. 민주당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은 지난달 말 우한 코로나와 관련된 기자 질문에 "손을 씻지 않고 얼굴을 계속 만지면 마스크도 당신을 보호하지 못할 것"이라고 답변하면서 무심결에 코를 만지고 머리를 쓸어 넘기는 행동을 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의료진을 위한 마스크 확보를 강조하며 발열·기침 증상이 없는 일반인에겐 마스크를 권하지 않는다. 현지 언론들도 얼굴을 만지지 않는 팁을 주로 전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스탠퍼드대 등의 보건 전문가들을 인용해 "손 닿는 곳에 티슈 상자를 둬라" "렌즈 대신 안경을 써라"고 했다. "얼굴을 피치 못하게 만지더라도 가급적 T존(눈·코·입 구간)은 피하라"(WP), "작은 공 등을 움켜쥐며 손을 바쁘게 하라"(포브스) 등 조언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