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회장 본인도 인터뷰에서 '시게미쓰 가문' 언급
재계 관계자 "롯데의 정무·홍보감각에도 문제" 지적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한국 재계서열 5위 대기업인 롯데의 신동빈 회장 인터뷰 기사를 보도하면서 제목에 한국 이름 아닌 일본식 성(姓) 시게미쓰(重光)만 표기했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롯데 신동빈 회장 인터뷰 기사를 롯데 시게미쓰(重光) 회장, ‘과거 전부 버린다’라는 제목으로 게재 했다.

5일 닛케이는 신 회장 인터뷰 기사를 보도하면서 제목을 '롯데 시게미쓰(重光) 회장 "과거는 전부 버린다"'라고 달았다. ‘신동빈’이라는 한국 이름 대신 ‘시게미쓰’라는 일본 성으로 표기한 것이다.

닛케이는 인터뷰 기사 본문에서도 첫 줄에 시게미쓰 아키오(重光昭夫) 라는 신 회장의 일본 이름을 먼저 쓴 다음 한국 이름 신동빈(辛東彬)을 썼다. 이후 기사에서는 아예 전부 '시게미쓰 회장'이라고 썼다. 신 회장의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도 히로유키(宏之)라는 일본 이름으로 표기했다.

이 같은 니케이의 보도는 통상 해외 국적을 가진 인물을 인터뷰 할 때 해당 국가에서 쓰는 이름을 우선 표기한 뒤, 일본명을 표기하는 것과 다른 행태이다. "무례하다"는 지적이 무리가 아니라는 평이다. 닛케이는 지난 1월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이 별세했을 때도 '시게미쓰 다케오(重光武雄)씨 사망'이라고 썼다.

신동빈 회장 본인이 인터뷰에서 '시게미쓰 가문'이라고 언급한 부분도 있다. 그는 일본 롯데의 상장 계획을 이야기 하면서 "경영권 다툼도 벌어졌지만, (롯데가) 더이상 시게미쓰 가문의 가내 사업이 아니라는 점을 확실히 해서, 상장으로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최근 일본의 대한(對韓) 무역제재로 한일 갈등이 고조됐을 때 국내 네티즌 등으로부터 ‘일본계 기업’으로 몰려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그러면서도 일본 신문에 인터뷰를 하면서 제목과 본문에 총수의 일본 이름을 나가게 만든 롯데의 정무 감각, 홍보 감각에도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