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4시 10분쯤 광주광역시 남구 덕남길 빛고을전남대병원에 119구급차가 도착했다. 차에는 대구에서 자가 격리 중이던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가족 4명이 타고 있었다. 부모와 자녀 두 명이었다. 구급차는 앞서 이날 오후 2시 10분쯤 대구에서 출발했다. 차에 있던 확진자들은 도착 직전 방호복으로 서둘러 갈아입었다.

빛고을전남대병원 의료진이 병원 앞에서 방호복을 입고 이들을 맞았다. 입구 도로에는 '광주와 대구는 형제입니다. 여러분의 빠른 쾌유를 기원합니다'라는 플래카드가 여러 개 걸려 있었다. 주변 덕남마을 주민들이 내건 환영 문구였다.

병원에 도착한 확진자들은 의료진의 안내를 받으며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 병실로 올라갔다. 이어 45분 뒤 다른 확진자 가족 3명도 대구에서 구급차로 이송돼 같은 병원에 입원했다. 이들을 치료하기 위해 의사 12명과 간호사 51명, 감염내과 전문의가 투입됐다. 이송된 확진자들이 사용하도록 5~6층을 비우고 이동형 음압 병실 8개와 병실 49개를 확보했다. 이신석 빛고을전남대병원 병원장은 "환자 상태를 살펴보고 증상이 있으면 이동 음압 병실에서, 경증이면 격리된 일반 병실에서 치료하겠다"고 말했다.

달구벌(대구)과 빛고을(광주광역시)의 '달빛 동맹'이 우한 코로나 환자 치료를 돕는 '병상 동맹'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나 방역 당국의 권유가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간 자체 교류로 환자를 받은 것은 광주광역시가 처음이다. 이번에 이송된 대구 확진자는 경증 환자다. 광주시는 대구의 경증 확진자를 최대 60명까지 받을 계획이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대구와 병상을 나누는 것이 나눔과 연대의 광주 정신을 실천하는 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