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신임 회장 선출을 위해 후보자 등록 공고를 냈지만, 지원자가 없어 등록 일정을 연기한 것으로 3일 알려졌다. 문재인 정권 들어 민변 출신들이 행정·입법·사법부의 핵심 요직에 대거 진출해 '민변 천하(天下)'라는 말이 나오는 상황에서, 회장 지원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은 건 뜻밖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민변은 최근 회장 및 감사 후보 모집 공고를 내고 지난달 24일까지 소속 회원들을 상대로 입후보 등록을 받았다. 그러나 회장 후보로 등록한 사람이 없자 민변은 후보자 모집 시기를 오는 9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다만 감사 후보는 윤복남 변호사와 오현희 변호사가 지원해 등록을 마감했다.

법조계에선 "민변 출신들이 이미 외부 요직을 대부분 차지한 상황에서 회장직을 맡을 이유가 크게 없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왔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민변 출신 중 총선에 나갈 후보가 정해지는 등 외부로 진출할 계기가 없어 회장이 되더라도 '떡고물'을 챙기기 힘들다고 보는 것 같다"고 했다. 다른 변호사는 "민변 회원만 되면 사건 수임이 늘어나는데, 행정적으로 챙길 게 많은 회장직까진 굳이 하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민변에 가입하려고 하는 변호사는 여전히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 인사는 "현 정권이 민변 출신들을 우대하면서 민변은 철저히 이익집단이 됐다"며 "젊은 변호사들도 '수임'을 위해 민변에 가입하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했다.

민변 회원 수는 1200명 정도로 전체 2만5000명 변호사의 5%에 불과하지만, 현 정권 들어 법조계 '신(新)주류'로 떠올랐다. 민변 회장 출신의 김선수 대법관은 최초의 재야(在野) 변호사 출신 대법관이다. 세월호 특별조사위원장을 맡았던 이석태 헌법재판관은 민변 회장을 지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허위 인턴 증명서 발급'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피의자로 최근 검찰 조사를 받은 이광철 민정비서관도 민변 출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