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경북지역 한 병원에서 우한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 환자들을 치료하는 간호사들에게 제공된 도시락 사진이 공개됐다.

‘건강권 실현을 위해 행동하는 간호사회’ 소속 간호사 최모씨는 최근 트위터에 인스턴트 컵밥과 우유 등으로 구성된 도시락 사진을 올렸다. 최씨는 "대구 모 병원 코로나 병동에서 일하는 간호사들 먹으라고 주는 도시락이라고 한다"며 "각종 후원금, 지원금은 다 어디로 흘러가는 걸까요"라고 말했다.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 소속 간호사가 제보를 받아 공개한 식단 사진.

최씨는 이어 "사진 보고 너무 어이가 없고 화가 난다. 나가서 사 먹지도 못하는데 격리복 입고 땀 뻘뻘 흘리면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이걸 밥이라고 준다"며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일하는 사람들 밥이라도 든든하게 먹을 수 있게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또 "저렇게 먹고 어떻게 버티겠나. 고생하는 사람들 밥이라도 좀 잘 챙겨달라"면서 "돈 조금만 더 풀면 되지 않냐. 그깟 밥값이 1억, 2억원 하나. 차라리 피자라도 시켜달라"고 했다.

이후 ‘진짜 병원 식단이 맞느냐’, ‘가짜뉴스 아니냐’는 일부 누리꾼의 반응에 최씨는 "다들 너무 어이가 없어서 그런가 보다. 그래서 덧붙인다"며 "사진은 좀 전에 해당 병원 간호사에게 직접 전달받은 것이며 간식이 아니라 식사용 도시락"이라고 밝혔다.

이어 "노동조합에서 항의해 병원이 이번 주중으로 개선해주기로 했다고 한다"며 "만약 개선된 식사도 형편없으면 다시 알리고 항의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간호사는 천사가 아니라 사람이다. 이슬만 먹고 사는 존재가 아니다"라며 "잘 먹고 잘 쉬어야 번아웃되지 않고, 아프지 않고 오래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우한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 환자들을 치료하는 의료진들에게 부실한 식사가 제공된다는 의혹이 일자, 3일 논란이 된 해당 병원에서 평소 제공되는 도시락의 모습(위)이라며 공개한 사진. 아래는 시민들이 병원에 구호품으로 보낸 간식의 모습이다.

논란이 일자 해당 병원에서는 "사진 속 음식은 지난 1일 저녁 우한 코로나 의료진에게 저녁 식사로 제공된 메뉴인 건 맞다"고 했다. 병원 측은 "당일 당초 준비한 음식은 왕돈까스였으나 인원이 많아 일찍 소진되는 바람에 뒤에 온 의료진 몇 명에게 컵밥과 컵우동을 주게 됐던 것"이라고 했다. 병원 측은 "지난 달 26일부터 코로나 병실 환자들과 의료진들에게는 감염과 위생 등을 고려해 도시락 형태의 테이크아웃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고도 했다. 병원 측은 이어 "매일 오전 10시와 오후 3시 두 차례 단가 5000원 상당의 간식도 마련하고 있고, 떡·과일 등의 각계 지원품도 쇄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씨가 언급한 후원금·지원금과 관련,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시는 후원금을 받은 적이 없고 공동모금회나 적십자, 재해구호협회에서 후원금을 받았다"면서 "대구시가 후원금을 받아놓고 제대로 쓰지 않는다는 비판은 멈춰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