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불법체류 중국인 자진 출국 희망자 3배 증가

3일 오전 제주시 용담동 제주외국인·출입국청에 불법체류자 자진 출국 신고를 하려는 외국인들이 대기하고 있다.

제주도를 빠져나가려는 중국인 불법체류자가 최근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전역에 빠르게 확산하는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3일 법무부 산하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 따르면 지난 23일 이후 자진 출국을 원하는 외국인 불법체류자 수는 3배 이상 급증했다. 이는 국내 우한 코로나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시기와 맞물린다.

지난달 23~24일 이틀간에는 하루 평균 74명씩 총 148명의 불법체류자가 자진 출국을 희망했다. 지난 75일간의 신고자 수(하루 평균 27명)와 비교하면 약 2.7배 수준이다.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은 제주에 1만명쯤 불법체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법무부는 우한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 1월부터 자진 출국 불법체류자들에게 입국 금지와 범칙금을 면제해주고, 재입국 기회를 부여하는 등 불법체류자 자진 출국을 유도하고 있다.

다만 불법체류자들의 자진출국 신청 행렬이 늘어나고 있지만, 제주와 중국 직항 항공편은 춘추항공사 밖에 없어 출국 대기자는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일부터 25일까지 자진 출국을 신고한 불법체류 중국인은 총 230명에 달한다. 이 중 175명은 아직 제주를 떠나지 못했다.

자진 출국을 신청한 중국인 A(41·여)씨는 "한국 코로나 전파 속도가 너무 빠르다. 고향에 있는 가족이 걱정을 많이 해 돌아가기로 결정했다"며 "최근 들어 제주~중국 직항 항공편 운항도 재개돼 주변 중국 지인과 함께 자진 출국 신청을 하기 위해 새벽 5시부터 줄을 섰고, 더 빨리 온 사람들은 새벽 2시에 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출입국관리법에 따르면 제주출입국·외국인청장은 자진 출국을 하려는 외국인에게 30일의 범위 내 출국 기한을 정해 출국명령서를 발부하게 된다.

코로나19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제주지역 외국인 입도객 수는 총 2709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5% 급감했다. 특히 중국인은 총 222명으로 97.5%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