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당국이 "(우한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 지금 신천지 압수수색은 역효과"라는 의견을 제시해 검찰이 압수수색을 유보하기로 했던 당일, 정작 법무부는 '추미애 장관이 신천지 압수수색을 지시했다'는 보도자료를 냈던 것으로 1일 전해졌다. 당시 법무부 발표를 접한 방역 당국은 당혹해하면서 검찰에 경위를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지난 28일 오후 '일선 검찰청에 특정 종교 단체(신천지)의 압수수색을 지시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하지만 이는 직전에 방역 당국과 검찰이 협의했던 내용과 배치되는 것이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대검 관계자 2명은 그날 오전 세종시에서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질본) 관계자를 만났다. 신천지 교주 이만희 총회장 고발 사건을 수원지검에 배당한 검찰이 방역 당국의 의견을 듣기 위해서였다. 대검 관계자는 이날 "신천지가 집회장이나 신도 명단을 누락해 제출했고 (압수수색 같은) 강제수사가 필요한 상황이냐"고 물었다고 한다. 이에 복지부 관계자 등은 "신천지가 제출한 명단을 전수조사해보니 누락된 것이 없어 보인다"며 "지금 압수수색을 하면 신천지 신도들이 다 숨는다. 진단과 방역이 급선무"라고 했다는 것이다.
경기도와 대구시가 자신들이 신천지로부터 제출받은 명단(교회 등록자 기준)과 질본이 제출받은 명단(주소지 기준)에 차이가 있다고 한 데 대해, 방역 당국은 검증 결과 차이가 없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역 당국이 압수수색에 난색을 보임에 따라 검찰도 일단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윤석열 검찰총장도 "방역 활동을 돕는 차원의 검찰권을 행사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이번 법무부 '과잉' 지시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신천지 신도들을 게토(유대인 거주지)의 유대인처럼 취급해 지하로 숨어버리게 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박도준 서울대 의대 교수도 "지금 강제수사가 동원되면 신천지 신도들이 숨어들어가 방역에 오히려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일각에선 "법무부까지 '신천지가 코로나의 원흉'이라는 여론몰이에 가세하면서 방역 당국과도 엇박자를 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무부는 지난달 29일에는 보도자료를 내고 "신천지 신도 24만여명 가운데 작년 7월부터 올 2월 27일까지 중국 우한에 입국한 기록이 있는 신도는 42명(외국인 신도 1명 포함)"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것은 올 1월부터였는데 작년 7월부터 집계한 데 대해 법무부는 "질본에서 그렇게 자료 요청을 했다"고 했다. 본지가 월별 통계를 요청하자 법무부는 "개인이 특정될 우려가 있어 공개가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