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 테슬라 모델X 교통사고로 사망한 운전자가 ‘자율주행’ 모드로 설정해 놓고 스마트폰 게임을 즐기던 중 사고를 당했다고 26일(현지 시각) AP 통신이 보도했다.

‌2018년 3월 미국 캘리포니아 101번 고속도로에서 중앙분리대와 충돌한 테슬라 모델 X의 사진.

2018년 3월 23일 애플 개발자 월터 황은 테슬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X를 몰고 캘리포니아 101번 고속도로에서 콘크리트 중앙분리대에 충돌했다. 이후 뒤따라오던 두 대의 차량과 충돌한 뒤 모델X에 화재가 발생했다. 황은 당시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사고 당시 황이 자율주행 모드로 차를 몰고 있던 것으로 밝혀져 테슬라는 자율주행모드에 오류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미국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에 따르면 사망한 운전자가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고 있어 자율주행모드로 달리는 차량을 제어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NTSB는 테슬라 자율주행모드가 차를 온전히 스스로 운전할 수 있는 것이 아님에도 운전자들이 계속 주의를 기울이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NTSB는 성명문을 통해 "부분 자율주행 모드를 가진 차량을 가지고 있는 것은 스스로 운전하는 차를 가진 것이 아니다"라며 "자율주행 모드로 운전을 할 때는 책, 영화, TV, 문자, 비디오 게임 등 그 무엇도 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당시 사고 차량은 시속 114km로 달리던 상태 그대로 고속도로 진입로와 출구를 나누는 중앙분리대를 들이 받았지만 차의 충돌 방지 시스템이나 자동 비상 제동 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다. 또한, 황은 충돌을 피하기 위해 운전대에 손을 대지 않았다.

NTSB의 조사 결과 테슬라 자율주행 모드가 고속도로 출입로에서 자주 오류를 일으켰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달 초 공개된 보고서에 따르면 황이 사고 이전 자율주행 모드의 오작동에 대해 불평했으며 특히 사고가 났던 지역에서 갑자기 차의 방향이 바뀐 적이 많다고 말한 사실이 드러났다.

NTSB는 테슬라가 운전자들이 자율주행 모드로 운전할 시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있다며 보다 강력한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미 2017년도부터 이 문제를 막기 위해 6개의 자동차 회사에 권고했지만 테슬라만이 이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NTSB 로버트 섬월트 위원장은 "9년 전부터 운전자의 주의를 끌 수 있는 스마트폰 기능들을 제어하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지만 어떠한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또한, NTSB측은 스마트폰 회사들이 운전하는 동안은 게임이나 전화 같이 운전에 집중할 수 없는 기능을 자동으로 차단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